자주 있는 일이지만, 왓챠에는 ‘이게 왜 있지?’ 하는 작품들이 걸린다.
뭣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발견한 비비안 마이어 다큐멘터리.
이미 책으로 꽤 자세히 읽은 뒤라 그 책에 나왔던 사람들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보는 게 오히려 좀 신기했다.
그녀의 삶에 대한 감상은 이미 책을 읽으면서 남겼고 이 다큐를 보면서 생각한 건 과연 그녀는 자신이 찍은 사진들이, 자신의 일생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세상에 알려지기를 원했을까?
사진에 대해서라면 본인이 사진관에 컨택해서 엽서를 기획하기도 했던 시도가 있었으니 지금에 와서 공개되는 게 그렇게 문제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평생 자신의 이름조차 남에게 제대로 알리기 싫어했던 사람의 일생이 사후에 이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지고 평가받는 건 왠지 옳지 않은 일처럼 느껴진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앤디 워홀의 다큐에서 그가 평생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정확히 언급하기를 꺼렸다는 말을 함과 동시에 6부작 내내 ‘그가 남자와 잤을까 안 잤을까’ 멘트를 넣는 제작진이 징글징글했는데 책과 다르게 이 다큐도 약간은 그런 느낌이었다.
호더에 가까웠던 그녀에 대해 생전에 알던 사람들의 증언들이 과연 그녀가 원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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