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Category: read,

  • 삶의 공허함에 허우적대던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평생을 바쳐 물고기들에 이름을 붙이고 또 붙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생물학자를 발견한다. 읽으면서 실존 인물이긴 한 건가 잠시 헷갈렸는데 실존 인물이었다.(무려 스탠포드 대학 총장…😑) 세상이 아무리 방해공작을 펼쳐도 끊임없이 질서를 부여해가는 그의 삶에서 작가는 어쩌면 삶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그의 삶을 추적하기…

  • 2024년 첫 책은 난다님이 추천했던 <인생, 예술>. 찾아보니 작년의 첫 책도 미술 관련이었더라. 올 한해는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머리속은 어수선하고 마음은 괜히 뒤숭숭한데 쉽게 손에 잡기에는 미술 관련 책이 만만하다보니. <박수근 아내의 일기>와 비슷하게 빌렸었는데 그 사이에 이런저런 새로 보고 싶은 책들이 생겨서 잊은 동안 반납 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도서관에서 보낸 알림 문자를…

  • 이 책의 마지막에 부록으로 붙은 유홍준의 글에서 말을 빌자면 이 책 속의 박수근은 왼쪽보다는 오른쪽 사진이 그의 본연의 모습을 더 잘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이 다음에 커서 제가 시집을 갈 때에는 하루 세 끼를 조죽을 끓여 먹어도 좋으니 예수님 믿고 깨끗하게 사는 집으로 시집가게 해주세요.”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아버지의 끊임없는 첩질에 진저리 치며 이렇게 배우자…

  • 운좋게 제일 먼저 신간도서 신청을 넣어서(먼저 넣은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새 책으로 손에 넣었다. 내가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 봤던 게 고1때였으니, 그 사이에 강산은 몇 번쯤 변했을까. 나도 나이를 먹고 작가도 나이를 먹고… 근래 신작들을 읽다보면 1권에서 느꼈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문화유산들의 매력을 알리고야 말겠다는 ‘열정’은 어느새 좀 흐려지고 그 사이에 ‘한 자리’ 하셨던 경력으로…

  • 주사위와 등에 미야베 미유키 버전의 센과 치히로…? 활자로 펼쳐지는 신선의 세계에 대한 묘사에 눈을 못 떼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탈출하는 장면에서 ‘우와!’ 하며 감탄했던 에피소드. ‘작가의 상상력’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질냄비 각시 하츠 아키코의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에피소드 중 하나가 생각났던 이야기. 일본의 신, 요괴에 대한 이야기에 나오는 뱀은 참으로 요사하다. 질그릇이 무엇일지 정체가 드러날 때까지…

  • eeru왕 님이 내 생각이 났다며 추천해주신 책.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선 작은 화단 하나는 가꾸며 살아야 한다.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이 문구에, 손바닥만한 화분 몇 개만으로 매일 허덕이고 있지만 어쩐지 어깨가 으쓱해졌다. 나에게 카렐 차페크라면 이 홍차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 카렐 차페크는 극작가, 각본가, 수필가, 출판업자, 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