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운좋게 제일 먼저 신간도서 신청을 넣어서(먼저 넣은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새 책으로 손에 넣었다.

내가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 봤던 게 고1때였으니, 그 사이에 강산은 몇 번쯤 변했을까.
나도 나이를 먹고 작가도 나이를 먹고…

근래 신작들을 읽다보면 1권에서 느꼈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문화유산들의 매력을 알리고야 말겠다는 ‘열정’은 어느새 좀 흐려지고 그 사이에 ‘한 자리’ 하셨던 경력으로 본인의 공치사도 꽤 늘어 책을 손에 잡아도 예전만큼 슥슥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혹시 해서 손에 잡았는데 이번에도 책장이 그리 쉽게 넘어가지는 않았으나 뒤에 예약이 걸려 있어서 대출 연장도 안되길래 어찌저찌 잡고 앉아 완독.

출판사에서 왜 동시에 발매했는지는 알 것 같았다. 이상하게 1권이 2권보다 더 눈에 잘 안 들어오더라. 😑(1권 후반부는 고구려 이야기라 꽤 오래 전 중국 갔을 당시의 기준이다보니 정보보다는 작가의 ‘감성’이 지나치게 넘실거려서 좀…)

2권 후반부는 경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경주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고 가도 좋을 듯.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분만큼 경주에 대해 머리에 잘 들어오게 설명해주는 사람은 잘 없는 것 같다.

신라 왕릉들의 최근 발굴 상황이나 최근에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에 대해서는 흥미로웠지만 그 과정을 상세히 묘사한 걸 읽고 있자니 왕릉 발굴이나 오래된 무덤에서 발굴된 미이라나, 무언가 더 알겠다고 망자의 휴식을 위해 공을 들인 공간을 이렇게 마구 들춰도 되는 걸까, 싶다.(그렇게 돌을 산더미처럼 쌓을 때 설마 후손들이 그걸 죄 끌어내려서 안을 볼 줄 알았을까)

어쨌거나.
이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나는 유홍준이 쓰는 국내 답사에 관한 책은 더이상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명작순례 같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는데 그쪽으로 좀더 책을 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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