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Category: My dear,

  • 고등학교 배정 받고 바로 등록하러 갔던 딸내미가 교과서 받고 생활복, 체육복은 사왔는데 교복은 줄이 너무 길어서 내일 받으러 가겠다고 그냥 왔길래 마침 내가 나올 일이 있어서 학교에 들렀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기어 올라가고 있자니(왜 학교들은 다 언덕에 있는 거야?) 기분이 묘하네. 설마 나 학생 때 선생님들 중에 남아있는 사람은 없겠지 나 때 교복은 동복에 코트…

  • 한창 사춘기일 나이가 무색하게 우리집 딸내미 방 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다. 부엌으로 가다가 우연히 보니 책상 앞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나를 보고 지레 찔렸는지 먼저 하는 말이 “와… 지금까지 숙제하다가 핸드폰 잡은지 딱 2분 30초 됐는데 엄마가 봤어.” 놀랍지만 늘 그런 법이지. 그래서 “앞으로 엄마를 부를 일 있으면 핸드폰을 잡고 있어…

  • I 오전에 세 식구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갑자기 옆사람이 “내 딸은 오타쿠일 수밖에 없어.” 라고 해서 나와 린양이 어이가 없어 이런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우리 집은 순혈 오타쿠 집안이야.” 라고 덧붙였다. 마음대로 집안 설정 만들지 마… II 저녁밥 먹다가 갑자기 옆사람이 린양에게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지 않아? 효도할 방법이 있는데.” 라고 말했다. 낌새가 이상했던지 린양이 “들어보고…

  • 초등학교 마치면 그 뒤로는 정신없이 빨리 지나간다더니, 정말로 린양의 중학 생활은 코로나와 함께 휙 지나가버렸다. 입학하면서 쓰기 시작한 마스크를 졸업할 때까지 벗지 못한 것도 안타깝고 서로서로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헤어지는 것도 안쓰럽다. 어쨌거나 이제 린양이 고딩… 내 딸이 고딩이라니…

  • 린양이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면 대충 2-30분쯤 시간이 남는데, 보통 불도 안 켜고(대체 왜…) 침대에 앉아 핸드폰을 보다가 나가는 편. 며칠 전 옆사람이 단톡방에 이런 짤을 올렸다. 딸내미 방 문쪽에서 보면 마침 침대 각도가 딱 저래서 나도 딸내미도 웃고 넘어갔는데 그러고 며칠 뒤. 마우스로 정성껏 옷을 칠하며 디테일을 추가해서 다시 올리는 저 집요함이라니…

  • 린양이 어제 대치동 영어 학원에서 1시간 50분 짜리 영어 레벨 테스트 보고 왔다. 대치동 학원은 다녀본 적도 없어서 우리 모녀는 ‘무레벨’ 나오는 거 아니야? 라며 둘이 킬킬거렸는데 결과는 다행히 (내 기준에는) 그럭저럭 선방. 마침 세 식구 다 있을 때 전화가 와서 내가 요즘 공황 때문에 이런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밖에 못 받는지라 전화기를 앞에 두고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