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Tag: 만화

  • 2021년 끄트머리에 만난 올해 최고의 책. 작가가 트위터에서 워낙 RT를 많이 타는 분이라 간간히 타임라인에서 봤던 이야기인데 이렇게 한권으로 묶어서 정리하니 훨씬 이야기의 흐름도 눈에 잘 들어오고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도 크고, 무엇보다 이렇게 두 페이지에 한 번씩 웃을 수 있는 책은 오랜만이었다. 길에 유기(?)된 아기 오리를 데려와 직접 품어 키운 과정이 웃프면서 찡하고, 새끼 오리…

  • 어디에서 보고 도서관에 도서신청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신청했다는 것도 잊고 있다가 도착 알림 문자가 왔길래 빌려왔다. 작가가 프랑스의 앙굴렘에서 지낸 3년 동안 그린 단편 만화 모음. 내용은 창작과 자서전적인 이야기가 섞여 있는데 그림체나 연출 모두 독특했고 무엇보다 자신의 깊은 내면을 이렇게 술술 읽히게 잘 풀어내는 사람은 늘 부럽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판데믹 이후 프랑스의 록다운에…

  • 타임라인에 가끔 희끗희끗(?) 책 제목이 보이길래 궁금해서 도서관에 도서구매 신청을 넣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는지 생각보다 빨리 손에 들어왔다. 지난번에 어느 작가의 블로그에서 책을 쓰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도서관에 들어가는 게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글을 본 뒤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 감상글을 쓰려면 좀 주춤하게 되긴 하는데…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보통 왕의 이야기와 정치의 흐름이다보니 그 시대를…

  • 몇년 전쯤인가 미디어에서 경성에 대해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활보하던 ‘화양연화’ 였던 마냥 그리는 게 흥하던 시절이 잠시 있었는데, 얼마전에 읽은 어느 책에 적혀있던 말을 빌자면 해외의 문화가 유입되고 겉보기에 화려한 백화점과 다방과 카페가 길거리에 넘쳐났을지 몰라도 그걸 이 땅에서 누리는 건 대개의 일본인 아니면 그들의 조력자가 된 조선인 정도였고, 대부분의 우리는 그저 식민지의 국민으로 일자리를 찾는…

  • 육아 예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랬던가? 하고 돌이켜보니 혜린이가 어릴 때는 가끔 봤던 것 같은데 아이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멀어진 것 같다. 한참 예쁠 나이의 아이들을 몇날며칠을 찍어 가장 예쁘거나 훈훈한 순간을 수십분 딱 추려낸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에게 ‘아이란 귀엽고 감동을 주는 존재’라고 세뇌를 하는 기분도 들고 아이에 대한 이런 정형화가 은연중에 부산스럽거나 말썽을 부리는…

  • 어느새 먼지만 뽀얗게 쌓인 거실장(?) 앞에 쓰레기 봉투 하나 던져놓고 대체 뭐가 이렇게 많이 꽂혀 있나, 다 꺼내봤더니 DVD 칸에서는 린양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까이유와 바비 애니메이션들, 온갖 디즈니 비디오 애니들(지 엄마만큼 말 드럽게 안 듣는 에리얼의 딸이 나오는 인어공주 후속편이라든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요정 대모의 요술 지팡이를 손에 넣고 나서 벌어지는 엉망진창 이야기라든지…)이, 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