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타임라인에 가끔 희끗희끗(?) 책 제목이 보이길래 궁금해서 도서관에 도서구매 신청을 넣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는지 생각보다 빨리 손에 들어왔다. 지난번에 어느 작가의 블로그에서 책을 쓰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도서관에 들어가는 게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글을 본 뒤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 감상글을 쓰려면 좀 주춤하게 되긴 하는데…🤔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보통 왕의 이야기와 정치의 흐름이다보니 그 시대를 살았을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접할 일이 별로 없는데 중세시대 생활사에 더해 수녀원을 소재로 하는 만화라니,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이야기를 좋아해서 재미있었다. 전문 역사 서적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볍게 훌훌 넘어가는 편.
책 제목과 부제의 매칭처럼 시대 상황은 무겁지만 등장인물들과 내용은 흥겹다.

내용은 좋았는데 거슬렸던 건 책 만듦새.

글자 크기를 약간 줄이고 행간을 좀 늘였어야 할 것 같고 대사가 많아서 말칸 여유가 없으면 명조보다는 고딕 계열 폰트가 더 나았을 수도.

만화 관련 작업은 해본 적 없는 출판사였는지 식자가 행간은 너무 좁고 말칸을 너무 꽉꽉 채워놔서 갑갑한 데다가 행갈이도 너무 대충이라 그냥 되는대로 텍스트를 툭툭 얹어놓은 것처럼 보이고 원고의 원래 해상도는 모르겠지만 거의 아슬할 정도까지 키웠는지 인쇄가 전체적으로 좀 흐릿하다. 나만 이런 게 거슬리는 걸 수도 있지만…

내용이 취향에 맞아서 만듦새가 더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

전자책 쪽은 상태가 어떤지 모르겠는데 어쩌면 이 책은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이 낫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인터넷 연재하던 만화들이 종이로 옮겨질 때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기가 더 까다로울 듯.

판매부수가 어느 정도일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런 장르의 책도 출간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출판 시장이 많이 다양해진건지, 아니면 오히려 출판사마다 소재가 고갈이라 책을 낼만한 사람을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건지 헷갈린다. 🤔

이 책에 나오는 엘레오노르 이야기는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던 「쉬 울프 잉글랜드 초대 여왕들」 다큐멘터리가 내용이 자세해서 좋았는데 책 본 김에 다시 보려고 들어가니 내려간 모양이라 아쉬웠다.

작가 트위터 : https://twitter.com/ghoul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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