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Tag: 육아

  • 2주 전쯤 린양이 뭔가 계속 고민을 하더니 음악 시간 수행평가로 학교 교가를 부르는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나가서 사람 없는 데서 부르고 들어오겠단다. … 뭘 하러 나간다고? 아파트 단지 안에 아무한테도 노래가 안 들릴만큼 외진 곳이 어디 있으며… 아니 애초에 왜 집에서 안 부르고…? 엄마아빠한테 ‘노래를 불러야하니 나가주세요’ 라고는 못 하겠고 차라리 내가 나갔다 오겠다, 라고…

  • 개학과 함께 드디어 중학교 배정이 발표됐다. 지금 주소에서 갈 학교는 어차피 정해져 있어서 관련 서류들 집에 가져오면 보고 하나씩 처리해야겠다, 생각하며 오랜만에 느지막이 점심으로 짜파게티 하나 끓여먹고(방학 때는 보통 12시 즈음에 점심은 챙겨 먹이는 편) 커피 한잔 내려 느긋하게 자리에 앉았는데, 점심만 먹고 일찍 끝난 린양이 전화가 와서 담임 선생님이 원서 받은 걸 학교 끝나면…

  • 이것은 아빠가 아이의 스마트폰을 제한하는 이야기. 아이의 스마트폰, 태블릿 사용 관련으로 많은 집에 트러블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엄마의 거친 질책과, 딸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아빠. 늘 그렇듯이 딸아이가 울면 엄마는 ‘뭘 잘했다고 울어’ 연속기를 시전했고 아빠는 불똥이 튀는 것을 막고자 옆에서 얌전히 자숙하며 태풍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스마트폰의…

  • 아직 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아이를 대치동 영어학원 레벨 테스트로 돌리고 돌리다가 네번째 쯤에서 아이가 문제를 안 풀고 백지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도 애 엄마는 그걸 무시한 채로 몇군데를 더 시험장에 밀어넣었고 계속되는 백지 제출에 결국 아이 엄마가 폭발해서 아이에게 화를 내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왔다, 는 이야기를 들었다. 근래에 접한 어느 영화, 드라마보다 기승전결이 완벽한…

  • 혜린이는 초3 겨울부터 학원을 다니지 않고 매일 꾸준하게(요즘은 다른 일정 때문에 다소 조절하고 있지만) 아빠와 수학 진도를 나가고 있다. 당시에 미국 캠프 다녀오느라 옆사람이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이런 수업방식이 혜린이 성향에 맞기도 해서 옆사람의 부단한 인내로 지금까지 어찌저찌 왔는데… 어쨌거나. 오늘 혜린이가 학교 다녀와서 하는 말이 담임 선생님이 예고없이 불시에 수학 테스트를 보면서 혜린이에게 ‘이런 시험에서…

  • 육아는 눈부시게 빛나는 기쁨과 지옥에 거꾸로 처박히는 듯한 절망의 굴곡.도무지 타자화할 수 없이 내가 아닌 이의 고통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과정.나의 부모와도 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완전한 공명. 2019.4.10 핸드폰 바꾼 김에 기분전환 삼아 메모 앱, 캘린더 앱 등등을 바꿔보는 중. 새로 고른 앱에 메모들을 옮기다가 문득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린양 일로 마음 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