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2주 전쯤 린양이 뭔가 계속 고민을 하더니 음악 시간 수행평가로 학교 교가를 부르는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나가서 사람 없는 데서 부르고 들어오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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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러 나간다고?

아파트 단지 안에 아무한테도 노래가 안 들릴만큼 외진 곳이 어디 있으며… 아니 애초에 왜 집에서 안 부르고…?

엄마아빠한테 ‘노래를 불러야하니 나가주세요’ 라고는 못 하겠고 차라리 내가 나갔다 오겠다, 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불특정 다수가 들을 확률을 감수할 만큼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지 않다니 그것도 나름 놀라울 따름이라 처음에는 ‘우리가 이어폰을 끼고 있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미덥지 않은지 기어이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갈 기세.

결국에는 우리 부부가 나가려는 딸내미를 붙잡고 ‘누가 들어도 들을 수밖에 없다. 무슨 수십분짜리 오페라 곡을 완창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우리가 동네 한바퀴를 돌고 오마. 끝나면 카톡을 해다오’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왔다. -_-;

한참이 지났는데도 이 일이 한번씩 생각이 나서 기록.

사람마다 ‘창피함’의 기준이 이렇게 다를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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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responses

  1. 이런게 생각나네요….

  2. 초1 딸아이가 자기 친구들과는 페이스톡으로 피아노치며 노래부르고 노는데(문 닫고 있지만 다 들림~.~) 정작 엄마아빠한테는 부끄럽다고 연습할때 문닫고 있더라구요. 왠지 비슷한 느낌이^^

    1. Ritz

      오. 혜린이는 친구들이랑 음성채팅 정도던데 더 어린 애들은 페이스톡도 익숙한가봐요. 신기하다~ ^^

  3. 불특정다수가 내 노래를 듣는 창피함 < 부모가 내 노래를 듣는 창피함. 흠....

    1. Ritz

      아니 부모가 듣는 게 그걸 극복할 만큼인겨? =_=

  4. 전 한국 사람 앞에서 영어 진짜 하기 싫은데 그거랑 비슷할까요? ㅋㅋㅋ

    1. Ritz

      비슷한 듯도… 아닌 듯도… ㅜ.ㅜ 그쪽은 분위기 좀 어떤가요. 가족 모두 잘 지내시죠?

      1. 남호주는 괜찮아요. 석달을 꽁꽁 닫아걸고 있어서 그런지 거의 지난 한달 확진자가 없어서 지금은 괜찮은데 열고 나면 어떨지 그게 걱정이예요.

        1. Ritz

          그러게요. 이게 좀 잠잠하다고 끝난 것도 아니고 정말 백신이 나올 때까지 이래야 하나 막막하긴 하네요. ㅜ.ㅜ

  5. 나 이거 뭔지 알아!!!

    1. Ritz

      어케 알아요! =_=

      1. 굳이 한가지를 들자면, 우리집에 예체능 전공자가…

        1. Ritz

          Aㅏ… 납득….

  6. 어..음… 어 이해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그렇네요 (침착)

    1. Ritz

      저는 모르겠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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