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처음에 이 집 이사 오고 얼마 안 돼 거하게 욕실 배수 문제가 생겼는데 그걸 처리하다가 급하게 욕조 가장자리에 실리콘을 발랐었다.

작업하시는 분이 정말 성의 없이 실리콘 건으로 대충 쭈욱 그어서 깔끔하게 고친 욕실에 그 허연 실리콘이 내내 옥의 티였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건조가 안 된 곳에 발라서 그런가 한 1~2년 지나니 곰팡이와 함께 실리콘이 슬금슬금 벗겨지기 시작.

차라리 확 뜯어내버리고 싶으나 뜯어내고 나면 방수 문제도 있어 차일피일 하다가(지난번에 그 분은 다시 부르고 싶지 않아서…-_-) 요즘 이런 실리콘 류는 직접 할 수 있게 많이 나와 있던데 싶어 이래저래 찾아보다 적당해보이는 걸로 주문했다.

마스킹 테이프랑 밀대까지 같이 들어있어서 도전해볼만 할 것 같길래.
https://www.coupang.com/vp/products/22438760?vendorItemId=3148486399&isAddedCart=

어제 일단 한 면만 시험삼아 해보려고 잡았는데 상품 설명 페이지에 있는대로 마스킹 테이프 바르고 위에 쭉 그은 다음 밀대(헤라)로 밀어주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오늘 나머지 두 면까지 완료.
같이 들어있는 노즐을 앞에 붙였더니 짜는 데에 힘이 너무 들어서 벗겨내고 짰더니 치약마냥 쭉쭉 나와서 훨씬 수월했다.
욕조 주변 실리콘이 낡아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가격대비 해볼만한 작업이었다.(급한 마음에 잘 안 떨어지는 부분은 칼로 대충 긁어냈는데 작업 끝나고 찾아보니 제거하는 전용 스크래퍼도 팔고 있었음. 미리 알았으면 저걸로 깔끔하게 떼어냈을텐데)

다음번에 실리콘 바를 때는 꼭 투명한 걸로 해야지 생각했는데 원하는 색으로 바를 수 있어서 흡족했고, 지난번에 비용만 10만원 넘게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6천원 안팎으로 해결해서 그것도 만족.

굳은 돈으로 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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