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린양이 뭔가 계속 고민을 하더니 음악 시간 수행평가로 학교 교가를 부르는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나가서 사람 없는 데서 부르고 들어오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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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러 나간다고?
아파트 단지 안에 아무한테도 노래가 안 들릴만큼 외진 곳이 어디 있으며… 아니 애초에 왜 집에서 안 부르고…?
엄마아빠한테 ‘노래를 불러야하니 나가주세요’ 라고는 못 하겠고 차라리 내가 나갔다 오겠다, 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불특정 다수가 들을 확률을 감수할 만큼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지 않다니 그것도 나름 놀라울 따름이라 처음에는 ‘우리가 이어폰을 끼고 있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미덥지 않은지 기어이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나갈 기세.
결국에는 우리 부부가 나가려는 딸내미를 붙잡고 ‘누가 들어도 들을 수밖에 없다. 무슨 수십분짜리 오페라 곡을 완창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우리가 동네 한바퀴를 돌고 오마. 끝나면 카톡을 해다오’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왔다. -_-;
한참이 지났는데도 이 일이 한번씩 생각이 나서 기록.
사람마다 ‘창피함’의 기준이 이렇게 다를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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