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일단 외전인 6권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여왕과 해적의 긴 여정이 드디어 끝이 났군요.
개인적으로는 델피니아 전기를 좀더 좋아하지만, 이 스칼렛 위저드 역시 처음 시작했던 것만큼이나 스펙터클하고 장대한 규모의 액션극을 한판 보여준 후 나쁘지 않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작가의 필력을 보고 있으면 역시 이 작가는 라이트 노벨이라기보다는 일반 소설 작가라고 쳐줘야 맞지 않을까 싶네요.

끝쪽에 나오는 이 부부 특유의 육아법(…)이라든지 가족간의 대화는 좀 과격하긴 해도 카야타 스나코 특유의 재미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마지막 부분에 ‘부담주고 싶지 않아서’ 운운하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안 하고 더더군다다 ‘같이 있어준 대가’라면서 홀랑 다 떠넘기고 가는 재스민에게는 그닥 정이 안 가네요.

정말로 그렇게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최소한 드러누운 시점에서라도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야 했고, 막판에 ‘맘대로 처분하소’ 하고 다 줘봤자 그걸 대가로 생각하며 ‘알아서 처분하고 튀어버릴’ 켈리가 아니니 자기 편할대로 합리화하면서 원하는대로 행동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어찌됐든 이 켈리라는 캐릭터는 재스민와 함께 있을 때 ‘자신을 능가하는 비상식을 접하며 당황하는 귀여움’이 드러나니 여러모로 다음 새벽의 천사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