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미술시간에, 혹은 그 외의 책에서도 화가라고 하면 남자들 이름만 나왔지 여성 화가에 대해서는 도무지 알 일이 없어서 옛날에는 사회 분위기상 여자들은 아예 화가의 길을 걷는 게 불가능했나, 싶을 정도인데 그럼에도 지금보다 더 각박했을 사회 분위기를 헤쳐나가며 자신의 재능을 피웠던 여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녀들이 그 시대를 꿋꿋이 버텨내고 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사회는 그녀들의 이름을 지워버린다. 이런 반복 속에 사라진, 여느 이름난 화가들처럼 재능있었던 이들의 발굴이라는 면에서 내용이 충실하고 알찬 한 권이었다.
여기에서 이름을 알고 있었던 건 ‘화가의 얼굴, 자화상‘에서 읽었던 젠틸레스키, 앙귀솔라, 그리고 다른 책에서 알게 된 수잔 발라동 정도였는데 많은 분야에서 ‘처음’ 발자국을 찍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잊혀진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게 새삼스럽고, 지난번 칼 라르손 전기를 읽으며 알게 된 카린 라르손이 목차에 있어서 반가웠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순간의 몰입감, 박력이 한번에 느껴져서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을 다시 한번 곰곰이 바라보며 책 한권을 꽉 채운 그녀들을 되새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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