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2019년 베르나르 뷔페전을 보러 가려고 검색했을 때 특이하게 전시회 후기 글이 모두 도슨트 이야기였다. 궁금해서 일부러 시간 맞춰 보러 갔었는데, 그야말로 무슨 피리부는 사나이 마냥 이미 전시회장 입구에는 도슨트 진행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북적였고 오히려 일반 관람을 방해할 정도라 신기했는데 따라 돌며 설명을 듣다보니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세상에 아는 게 많은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그걸 ‘잘’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은 참 드문데,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이더란.(내 평생에 이걸 잘 하는 사람을 한 명 더 봤는데 그건 린양 역사 팀 수업 선생님이었음)
그 뒤로 다른 전시회에도 사람들을 몰고 다닌다(…)는 글이 보이더니 간간히 티비에도 얼굴이 보이길래 ‘아, 역시 잘 나가네…’ 했는데 그러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이런저런 전시회들이 취소되거나 아니면 도슨트가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본 걸 마지막으로 잊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대체 내가 이 책이 나온 걸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은 안 나는데 그 사람이 책을 냈다고 해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왔는데 의외로 국내에 있는 한국 화가 미술관들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본은 아니지만 예쁘게 잘 만든 책이었고 글 역시 딱 그 사람이 도슨트할 때 말하듯 약간은 감상적이지만 묘하게 화가 일생의 흐름을 깔끔하고 쉽게 짚어 나가서 잠깐 잡고 앉았다가 그대로 완독. 책 마지막의 도슨트로서 줄 수 있는 미술관 관람 팁도 좋았다. 😀

생각해보니 매번 해외의 미술관만 관심이 있었지 우리나라에 이렇게 개인 화가의 미술관이 많은 줄은 미처 몰라서 일부러 갈 정도의 열의는 없지만 그 미술관이 있는 도시에 갈 일이 생기면 한번쯤 들러봐야겠다 싶어 목차 기록.

  • 환기미술관
  • 양주 시립 장욱진 미술관
  • 제주도립 김창렬미술관
  • 이중섭미술관
  • 양구군립 박수근 미술관
  • 수원시립미술관 나혜석 기념홀
  • 이응노미술관

책 다 읽고 나니 도슨트 들으며 전시회 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지금은 월요일에는 63아트에서 하는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도슨트를 하고 있고 화요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에서 도슨트를 할 예정이라고. 전시회장 위치 때문에라도(가까워서) 후자로 얼리버드 예매. 방학 때 린양과 가야겠다.

무하 같은 유명한 화가 전시회에서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 이 사람 도슨트는 매번 잘 모르는 화가 전시회에서 듣게 되네. 😶

by

/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