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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화의 내용이나 앞뒤 사정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쪽이 더 상세하고, 이 책은 그가 그린 작품들을 메인으로 짚어낸 이중섭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 ‘화가’ 이중섭의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로는 훌륭했던 한 권이었다.

이중섭의 그림이라고 하면 익살스럽고 테두리선이 굵은, 벌거벗은 사람이 화면에 꽉 차게 잔뜩 그려진 작품이나 소가 먼저 생각나는데 이 책에서 새로 알게 된 작품들이 많아서 그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통영 벚꽃과 새, 1954

그 중 가장 좋았던 건 이 ‘벚꽃과 새’.
이렇게 몰랐던 그러나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알아가는 맛에 이런 책을 자꾸 손에 잡게 되나보다.

1954년 5월 진주에서 이중섭, 허종배 촬영

이중섭은 전쟁으로 어머니를 북에 두고, 전쟁이 끝나자 생활고로 가족을 일본으로 보낸 후 긴긴 시간 홀로 ‘가족과 다시 만날 그날’이라는 ‘희망’을 생명줄처럼 꼬옥 쥔 채 삶을 연명했다.

그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들을 읽고 있자면 애써 밝게 말하지만 그 글을 쓰는 내내 고독했을 한 화가의 모습이 이 사진과 함께 떠올라서 읽을 때마다 울적하고 마음이 아프다.

아직 도서관에 도착 안 한 이중섭 평전이 한 권 남아있어서 나의 우울한 독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저 지나치면 될 텐데 이상하게 눈에 보일 때마다 결국 손을 뻗게 되는, 외로웠던 사람의 안타까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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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울산 시립미술관 이건희 특별전에서 이중섭 화가의 절절한 메모와 그림을 몇 점 봤어요. 친구집에 방문해 아이가 노는 걸 보며 자기 가족을 그리워했다는 내용 비슷한 거였는데, 얼마나 그리웠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링크 걸어주신 글도 봤는데, 분통 터지는 일이네요 ㅠㅠ 아이구우…

    1. Ritz

      이중섭이 시인 구상의 가족을 그려준 그림이 있었나봐요. 아들 세발 자전거 태워주는 구상 가족과 그걸 지켜보는 본인을 그린 것.

      이중섭이 편지에서 아들들에게 ‘꼭 자전거 사줄게’라는 약속을 해요. 그리고 계속 일은 안 풀려서 점점 가족을 만날 날은 짐작도 안 가고 하필 자기도 아들에게 약속했던, 자전거를 태우는(이중섭이 아들들에게 사주고싶었던 게 세발 자전거는 아니었지만) 친구와 그 아이를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지 정말 짐작도 안 가죠. 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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