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집 앞 슈퍼에서 세일해서 100엔하길래 2팩 냉큼 집어왔음. -_-;

일본 물가가 살인적이다! 라는 편견 때문에 처음 와서도 가게에서 뭘 하나 집어도 눈에 불을 켜고 한국에서 얼마쯤 하나, 계산을 때려봤는데 최근 한국 물가도 만만치 않아서 그런지 예상했던 기준이 높아서 그랬는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00엔 이하의 물건을 찾아보기가 좀 힘들다는 것을 빼면 한국보다 약 1.2배 정도?
한국이랑 비슷비슷한 가격대인 것도 많고 100엔샵 덕에 오히려 더 싼 것도 있더군요.
그러나 결코 한국과 좁혀질 수 없는 가격대의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과일 되겠습니다.

일본의 과일값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과일이 아니라 과일’‘입니다.
보통 토마토는 하나에 100엔, 복숭아는 심한 곳은 두 개에 500엔도 한다더군요.(우리 동네는 2개에 400엔 정도)
수박은 한국만큼 달지도 않은데 1/5 조각이 한국의 수박 한 통값쯤 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보다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과일은 자몽.
이 자몽은 잘 사면 하나에 100엔에서 120엔 정도 하더군요. 대개 화이트 자몽, 루비 자몽(…)이라고 해서 속살이 일반적인 자몽색인 것과 속살이 붉은 것 두 종류를 팝니다.
바나나 3-4개 달려 있는 송이는 150엔 정도.
조금만 큰 수퍼를 가도 열대과일에 아보카도까지 종류도 다양하게 흐드러져 있지만 많이 먹는 기본적인 여름 과일 쪽이 이렇게 비싸니 살 때마다 고민하게 만드네요. 그래서 수퍼에서도 쁘티첼 같은 계열의 과일 젤리들이 눈에 많이 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나무숲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분의 부인이(이 집도 신혼) ‘결혼하면서 사온 믹서기를 전원도 못 켜봤어요, 지난번에 한국에 잠깐 들어갔을 때는 배탈이 날 때까지 수박 먹고 왔다니까요’라고 하시더니 과연 그럴 만 하더군요…;

결국 이곳에 와서 있으면서 달라진 점이라면 과일 하나하나를 알차게 먹게 되었다는 것일까요. 한국 집에서는 과일이 냉장고에 있으면 엄마가 챙겨주면 먹고 아님 말고~ 였는데 여기 와서는 일부러라도 빨리빨리 신선할 때 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나무숲이 일이 바빠서 가능하면 과일이나 식사 쪽은 제대로 챙겨주려고 하는지라 과일이 떨어지지 않게 채워두는 편이지만 한국쪽 시세를 뻔히 아는지라 가격 보면 역시 마음이 좀 뻐근하군요. -_-;

ps.

어제 시부야 역 앞 주니어 109 2층에 있는 cheese cake cafe라는 곳에서 마신 복숭아 아이스티.
카페 이름 그대로 치즈 케이크 전문이었는데 케이크들도 치즈 케이크 치고는 담백하고 괜찮았지만 이 아이스티가 꽤 맛있었네요.

립톤 복숭아맛 아이스티 같은 것이 아니라 일반 아이스티 위에 복숭아 셔벗을 올려주는데 이 셔벗이 녹으면서 서서히 아이스티가 복숭아맛으로 변합니다.
막판에 아이스크림이 좀 몰려서 달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더군요.

가격은 400엔이 좀 넘었으니 한국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스타벅스 같은 경우는 암만 봐도 한국보다는 약간 더 싼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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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responses

  1. Tom

    쉽게 말해서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 과일
    넝쿨이나 풀(?)에서 열리는 열매 –> 야채

  2. 리츠코

    Tom>어? 수박이 야채였음?

  3. Tom

    수박도 야채여~.

  4. 리츠코

    lazydog>그러고보니 한국은 장마가 지나갔었군요- 역시 복숭아는 우리나라도 비싸긴 한 모양.
    일본이 문제는 역시 여름 과일로 만만한 수박이 너무 빈약하다는 점 아닐까 싶어요. -_-; 매번 야채인 토마토만 먹기도 좀 그래서..-_-;

  5. lazydog

    헤헤 여기도 가격이 그렇게 싸진 않지만 가격 폭이 넓고 다양하죠. 제철과일들도 출하시기에 따라서 굉장히 큰폭이 있으니 아마 방금촐하된 최상의 품질들은 일본보다 더하리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에도 복숭아 먹고 싶어서 출하 되고도 가격 떨어질때 까지 한달을 기다렸답니다. 그동안 싼 통조림을 종종 애용했죠. (톰님이 쓴 가격은 기다리다 기다리다 만원 떨어져서 다음주를 기약했더니 글쎄 장마 때문에 다시 만원이 올라갔지 뭡니까 홧김에 젤 좋은걸 산 그 가격이랍니다.)
    아마 리츠코님이 여기 살았다면 생활협동조합에 가입을 권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트나 시장에서 유기농으로 파는 것보다 훨씬 싸고 품질 좋은 과일을 살 수 있거든요. 그리고 생산 시기에만 파니까 각 아이템마다 제철을 알 수 있는 재미도 솔솔하답니다.

  6. 리츠코

    미사>헉, 진짜 오랜만에 듣는군요. 갈아먹는 개굴….;;

  7. 미사

    ‘갈아먹는 개굴님’도 몇 년 전에 있었지 않수 ^^;;

  8. 리츠코

    박정운>결국 사람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다…라는 게 진리겠지요. ^^
    Dino>아니, 그 비싼 토마토’님’을 갈아서 마시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