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교토는 지금까지 두 번 가봤는데 갈 때마다 좀더 시간이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지라 언젠가는 꼭 한번 더(린양이 오랫동안 걸을 수 있을 나이쯤)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얼마전에 책 주문하다가 마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번 신간이 교토편이길래 호기심에 충동구매해버렸네요…;
경주처럼 교토도 역사를 알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일텐데, 그렇다고 일부러 일본 역사에 손을 대자니 엄두가 안 나서 일종의 가이드북 삼아 필요한 역사적인 부분만 추려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골랐습니다만, 실린 곳들이 우리가 보통 교토 여행을 가면 다니는 코스와는 좀 달라서 기요미즈데라와 야사카 신사 정도만 눈에 띄고 나머지는 작가 본인도 ‘일부러 어렵게’ 찾아간 곳들이 많아 그런 쪽으로는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교토라는 도시의 시작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어서 다 읽고나면 그냥 보러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듯합니다.

저는 다 읽고나니 다음번에 갈 때 평등원(뵤도인)에는 꼭 들러보고 싶어졌어요.  : )

나는 민주나 평등의 개념이 없던 1천년 전에 어떻게 평등원이라는 이름을 지었을까 신기했었다. 그러다 평등원 주지 가미이 몬쇼 스님이 쓴 평등원 이야기를 보니 1563년, 평등원의 초대 주지스님이 지은 이름이라면서 그 진정한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릴 수 있다고 했다.

“평등이란 서로 다른 개성이 함께 있음을 말하는 것이죠, 그것이 평등입니다.”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스님은 홀로 깨우치길 좋아하고 남을 가르치기엔 마음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산길을 가는데 한 나무꾼이 나타나 ‘먼저 깨우친 자가 나중 깨칠 사람을 위하여 가르치는 데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라고 꾸짖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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