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잡은 교고쿠도 시리즈.(이 시리즈들은 워낙 분량이 길어서 한번 잡으려면 작정을 해야 함)
광골의 꿈이나 철서의 우리(특히 이건 읽고도 읽었는지 기억도 못했다;)는 그냥저냥 보던 시리즈라 마저 봤다,는 정도의 감상.
이번 작품은 초반에는 좀 늘어지는 듯하더니 중반 이후로 갑자기 망량의 상자와 얽히면서 거대한 하나의 작품으로 바뀌는 바람에 급 흐름을 타서 간밤에 천여페이지를 단숨에 읽어내렸다.
광골이나 철서는 그렇게 열심히 읽은 게 아니라서 전작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니 이게 누구였더라 좀 가물한데다가(전작들이 그렇다고 다시 찾아서 볼만한 분량이 도저히 아니다보니 포기)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유난히 많은 작품이라 중반 넘어가니 사람 이름이 나올 때마다 얘가 아까 뭐하던 애였더라, 엄청나게 헷갈리더란…;
심지어 마지막 장면에서 언급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겠는데 중간에 나왔던 거기에 얽힌 사연이 기억이 안나서 아마 한번은 더 읽을 듯.
작품 자체는 망량에서 좋아했던 작가 특유의 ‘기괴함’과 ‘이야기들의 맞물림’이 잘 살아있어서 망량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다. 반전들도 기발하고. 그리고 이 작가는 역시 맛 간(…) 가족사가 들어가줘야 제 맛.( ”)
읽다보니 얼마전에 유홍준 책에서 본 하타 씨(秦氏)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에는 전혀 다른 버전으로 실려있어서 좀 찾아보니 하타라는 성이 진나라에서 왔다는 설과 신라에서 왔다는 두 가지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신라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쪽이 더 정설인 듯. 작가는 아마 이야기 설정상 전자를 선택한 게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세키구치나 이사마나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는 건 거의 코난이나 김전일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