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2014년에 이 작품을 발표하며 “저는 괴수물을 무척 좋아하고 ‘울트라 시리즈’도 전부 보고 자란 세대여서 언젠가 괴수물을 쓰자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쓰면 좋을지 몰랐어요.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60년대 영화 ‘대마신’에서 힌트를 얻어 ‘괴물이 날뛰는 이야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괴수가 날뛰는 무대가 현재의 후쿠시마 현이 속한 동북지방이라는 것은 이 소설이 ‘3.11 후쿠시마 대재앙’의 우화임을 암시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빚어낸 돌연변이 괴수가 인간을 습격하고 세상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는 설정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의도를 알게 되면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괴수 활극 이상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내가 이 작가 작품을 읽을 때는 보통 초중반까지 늘어져서 괴로워하다 후반부에 확 몰아치는 전개 때문에 책 덮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마지막의 여주인공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역시나 내 정서에는 좀 불편하다고 할까, 껄끄러워서 매력이 반감됐다. -_-; 그럼에도 이 작가의 시대물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편.

작가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걸 미리 알고 읽으면 내내 그 영화의 느낌이 꽤 진하게 풍긴다.(아무래도 괴물의 묘사나 행동이 영화의 괴물과 닮아서 그럴 듯)
소재도 그렇고 액션도 많아서 차라리 줄거리만 남겨 잘 다듬으면 영화로 만들어도 어울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