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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君の名は。)

그리며 잠들어 그이 모습 보였을까.
꿈이라 알았으면 눈뜨지 않았을 것을.

思ひつつ寝ればや人の見えつらむ
夢と知りせば 覚めざらましを

-小野小町の和歌

어쩌다보니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은 아직 본 게 없고 이 작품도 별로 볼 예정이 없었는데 옆사람이 보고 와서 린양과 함께 보고 싶다고 다시 표 끊는다길래 겸사겸사 세 식구 영화관 나들이.

일본 상영 때부터 대화방에서 개굴님이 워낙 현지 반응이 좋다고 계속 리포팅(?)해주셨지만 국내에서도 드물게 흥행에 성공하길래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 ‘국가적 재난’이라는 소재가 다시 돌리고 싶은 시간이 존재하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무의식중에 간절히 원하는 그 어떤 면을 건드리는 것 같다.

별다른 정보 없이 네이버 메인에 뜬 감독 인터뷰 하나만 보고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게 하필 감독이 세월호에 대한 언급한 내용이어서 나는 뜬금없이 후반부에 고군분투하는 주인공과 미츠하 아버지의 안내방송과 ‘집에 그냥 있어도 되나봐’라는 대사에 울컥 하고 눈물이 올라와서 혼났다. -_-; (근처 어디선가에서는 타키가 앞뒤상황에 대해 깨닫기 시작하는 장면에서부터 대성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던데…)

영화 다 보고 옆사람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너의 이름은.’ 둘 중에 어느쪽 점수가 더 좋냐고 물었는데, 나는 장르만 놓고 보자면 어쨌거나 캐릭터나 이야기는 전자가 더 취향.(그러고보니 둘 다 시간이동, 달리는 소녀 이야기로구나) 내용은 이쪽 장르물 중에서는 전형적인 편이라고 보는데 이 영화는 이 영화대로 하늘이나 풍경 등등이 극장에서 볼만큼 아름다워서 좋았다. 중간중간 들어간 노래들도 취향이었고. 무엇보다 일본 애니 특유의 연애 감성이 풋풋해서 즐거웠던 작품. 옆사람은 블루레이로 나오면 살 예정이라는데 그때쯤에 한번 더 보고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