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영화를 관람하면서 도중에 등장하는 선택지에 따라 스토리가 다르게 흘러가는 인터랙티브 방식이라고 여기저기에서 반응이 크길래 궁금해서 새해 벽두부터 플레이.(이런 영화는 관람이라기보다 플레이 개념이 더 맞는 것 같다)

우선 첫 감상은, 역시 나같은 결정장애인(…)에게는 너무 괴로운 시스템이었다. (시리얼을 뭘 먹을지 정도는 그냥 니가 정해라)
일반 게임처럼 세이브/로드를 반복할 수가 없으니 전체 엔딩을 다 보려면 품이 너무 들고 결국 어찌어찌 엔딩 스크롤을 두번쯤 봤는데 이런 장르에 워낙 젬병인 나같은 사람은 초반에 3-4번쯤 맨앞으로 다시 돌아오고 주인공 아버지를 한 5번쯤 재떨이로 내리친 거 같다.(정초부터 참 산뜻한…-_-)
스토리 면에서도 보는 사람을 좀더 끌어들일 수 있을 법했던 설정을 불완전 연소한 게 아쉽다. 확 재미가 있지 않다보니 시간이 좀 지나면 반복해서 선택지를 고르는게 귀찮아지는 것도 문제고 선택하면 진행하기 전에 잠시 로딩이 걸리는 것도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불편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니까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도전은 맞는데 선택지가 너무 자잘하게 많아서 일일이 고르다보면 오히려 전체 스토리 라인을 파악하는 데에 방해가 돼서 더 중요한 분기에만 선택지를 넣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스토리 도중에 나오는
“게임 플레이어에게 무한한 선택지를 줄 필요 없이 ‘자유도를 누리고 있다’는 기분만 느끼게 하면서 제작자가 원하는 방향의 엔딩으로 끌고가면 되는 것”
이라는 주인공의 대사가 오히려 이 영화의 부족함을 짚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다. 저 말대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영화는 ‘무한한 선택지’에 미련이 많았던 느낌.

https://www.netflix.com/title/80988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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