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제목대로 유럽 도시 기행문으로 첫 권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책을 내겠다고 마음 먹고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쓴지 5년만에 나온 책이라는데 그 사이에 이미 알쓸신잡 유럽편 같은 방송도 있었다보니 읽다보면 이런 ‘한 도시에 대한 다양한 방면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한 사람의 글보다는 오히려 여러 전문가들이 모이는 게 재미 면에서 더 풍부했구나 싶다.

전체적으로 좀 평이해서 재미로 치면 이 앞에 읽은 ‘역사의 역사’가 더 나았던 것 같고 그래도 위의 네 도시 어디든 여행 계획이 있다면 한번쯤 미리 읽고 출발하면 좋을 책.
이스탄불 같은 곳은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지식이 적다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제목에 미리 1이라고 숫자가 붙었으니 아마 2권도 출간 예정인 모양.

대혁명의 나라 프랑스, 프랑스의 수도 파리, 센강의 생 미셸 다리에서 시들어버린 꽃묶음을 보며 생각했다. 민주주의는 어떤 제도의 집합이 아니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과정이 아닐까? 완성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려고 도전하는 몸부림이 아닐까? 때로는 망가지고 부서져 절망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는 이해관계와 생각과 취향이 다른 사람들이 평화롭게 다투며 공존하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기에 포기하지 못하는 제도와 규칙과 관행, 민주주의란 그런 게 아닐까.

P.256

요즘 신산하기 짝이 없는 세계 정세를 보면서 우리는 어쩌면 이 이상의 대안을 찾지 못해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지만 이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긴 하는 걸까 문득문득 회의가 드는데 그에 대한 비슷한 문구가 있어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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