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책이 나왔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 도서관에 들어가보니 이미 예약 순번이 꽉 차 있었고 좀 지나서 다시 생각나서 들어가니 예약은 되길래 걸어놓고 잊어버렸는데 한 서너달 만에 도서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무튼 그렇게 길게 기다려 받았는데 묘하게 책에 집중이 잘 안 돼서 왜 이런가, 하면서 왠지 다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꼬약꼬약 글자를 주워삼켰다.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반동(反動)의 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좌절감이 옅어지고,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대중의 이성이 눈 뜨고,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용기가 번지면, 어느 날 갑자기 역사의 물결이 밀려와 진보의 모든 배를 한꺼번에 띄워 올린다. 그런 때가 오기까지 작고 확실한 즐거움에 몸을 맡기고 삶을 이어가는 것이 무슨 잘못이겠는가. 비더마이어 시대 전시실은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퇴행과 압제의 어둠 속에도 빛이 완전히 꺼지는 법은 없다. 그렇게 믿으며 삶을 이어가면 새로운 시대를 볼 수 있다.

p.59

위대한 작품을 남겼으나 외로움과 고통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았던 사람, 그 사람이 머물렀다는 것 말고는 아무 특별함도 없는 곳에서 지구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이 해맑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카프카가 옳았다. 우리의 삶과 우리가 만든 세상은 역설과 부조리로 가득하다.

p.223

그러던 중 머리에 들어온 두 문단은 남겨두고 싶어서 짧게 기록.

2권은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이었는데 굉장히 상세하게 이동 경로와 함께 설명을 해서, 가본 적 없는 곳을 설명으로 따라가려니 가뜩이나 집중력이 떨어진 요즘이라 내 머리에 잘 안 들어왔던 모양이다. 아니면 당장 갈 일이 없어서 흥미가 크게 붙지 않는 게 문제였을지도.

1권과 마찬가지로 여행을 갈 계획이 있거나 혹은 여행지에 가져가면 딱 보기 좋을 책.

이 책 들고 여행을 떠날 날은 언제쯤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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