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헨리 카빌이 셜록 홈즈 역을 맡았다길래 세상에 어떻게 그런 캐스팅이…(내가 직전에 본 역할이 위쳐였다) 라고 놀랐는데, 지금까지 나온 셜록 홈즈 중에서 가장 미남형에 덩치 좋고 적당히 다정하기까지 한 성격에 적응만 한다면(그냥 어느 평행세계 중 하나에 존재하는 셜록 홈즈라고 생각하면 속 편하게 볼 수 있다) 작품 자체는 내용도 발랄하고 화면도 너무 예쁘게 잘 찍었고 좋아하는 배우들도 많이 나와서(헬레나 본햄 카터가 나와서 반가웠음) 적당히 재미있게 볼 만한 청소년용 모험 소설 같은 작품이었다.
속편 제작까지 이미 결정됐다는데 나는 굳이 셜록 홈즈에 포인트를 두지 않는다면 소소한 매력이 많아서 후속편이 나오면 계속 챙겨서 볼 것 같다.
대신 보통 생각하는 ‘셜록 홈즈’라는 장르의 재미는 전혀 기대하지 말 것.(구두에 묻은 흙만 보고 그 자리에서 척척 추리해나가면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그런 건 없다…)

오른쪽 말고 왼쪽이 셜록 홈즈… 너무나 근손실을 걱정할 것 같은 셜록 홈즈…(헤어 스타일 때문인가 헨리 카빌이 마크 러팔로랑 되게 닮아보임)

예전에 다운튼 애비 극장판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영화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시대가 변하니 귀족들의 생활도 사고방식도 거기에 맞춰 변해야하지 않을까 고민하니 그녀의 할머니가 ‘그래도 너까지는 전통을 지켜야하지 않겠니’ 하고 끝나는 걸 보고 ‘영국은 저런 나라구나..’라고 기함한 적이 있었는데(아니 보통 ‘변화하는’ 게 맞다고 하고 끝나지 않나) 이 영화의 빌런을 보면서 문득 그 영화 생각이 났다.

에놀라 홈즈 역의 밀리 바비 브라운은 기묘한 이야기에서 처음 봤던 배우인데 그때랑 비교하니 이제 완전히 성인이라(아직 16살이라는데) 기묘한 이야기 새 시즌은 더 이상 아이들의 모험극으로 보이지는 않겠다 싶다.

ps. 개인적으로 에놀라는 탐정을 하기보다는 미용 기술을 배우는 게 어떨까 싶던데…(그 엉성한 칼로 너무 훌륭하게 자른 거 아니냐)

4 responses

  1. 헉…언뜻 보고 주인공을 너무 나이든 사람한테 시킨거 아닌가 싶었는데…열여섯이었나요…(먼산)

    1. Ritz

      04년생이라고 합니다… 외국 배우들 청소년기는 종잡을 수가 없죠…

  2. 아 이거 평이 좋더군요. 오늘 보던가 해야겠습니다.

    1. Ritz

      너무나 셜록 홈즈다운 셜록 홈즈는 컴버배치의 홈즈로도 충분해서… 저는 나쁘지 않았어요. 그냥 가볍게 볼 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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