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지난주였던가. 결국 인스타에 자주 뜨는,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의 꽃집에 ‘빨간 라넌이 들어간 크리스마스 느낌의 꽃다발을 하나 부탁드려요’ 라고 어울리지 않게 부지런을 떨며 예약했고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내가 가는 몇몇 온라인몰에 레드 라넌이 풀리기 시작했다.(이 완벽하게 어긋나는 타이밍…)

크게 비싼 가격으로 주문한 것도 아니고 꽃집에서 만들면 내가 사는 것보다야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지 싶어 그냥 취소하지 않고 오늘 받으러 나섰다.(생각해보니 대략 일주일만에 땅 밟은 것 같다)
마침 일반 레드 라넌이 오늘 시장에 나오지 않아서 대신 버터플라이 라넌을 넣으셨다고, 혹시 마음에 안 드시면 어쩌냐고 하는데 레드 라넌이야 내가 따로 주문하면 되고 꽃다발은 마치 꽃으로 만든 트리 같아서 흡족한 마음으로 귀가. 빨간 버터플라이 라넌도 작지만 우아한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

주인분 말로는 올해는 본인도 예상 못했을 정도로 크리스마스 호황이라(이 분 인스타 보니 꽃 주문이 의외로 꾸준하더란) 꽃시장도 온통 빨간 꽃 천지에 물량도 많이 빠지고 있더라고. 집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고 싶은 사람이 많은가보죠, 하고 몇마디 나누고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모르는 사람과 스몰 톡도 몇달 만이었다.

정말 말할 일이 줄어서 성대가 퇴화하는 기분…

그 가게에서 수업도 계속 하고 있나보던데 코로나가 지나가면 제대로 꽃을 잡는 방법이라도 좀 배워볼까, ‘그날이 오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 한 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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