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부엌 수납’, ‘부엌 정리템 추천’ 영상 몇 개를 클릭했더니 내 유튜브 메인 화면이 ‘다이소 수납’부터 ‘이케아 수납’까지 쫙 깔려버렸다.
섬네일 중에 혹하는 걸로 하나둘 보다보니 다시금 슬슬 ‘정리 게이지’가 채워지고…
영상들 보니 대부분 상부장에 그릇을 두고 쓰던데 나는 키가 작아서 자주 쓰는 그릇은 대부분 하부장에, 자주 안 쓰는 것들은 상부장에 몰아두는 편.
메인으로 쓰는 그릇 세트를 르쿠르제에서 덴비로 바꿨다가 올해 초 오랜만에 소일베이커로 갈아탔더니(내 그릇 취향은 비비드한 색에서 시작해서 점점 옅어져서 결국 흰색으로 향했다…) 어느새 하부장에 그릇들이 가득해서 좁은 공간에 많이 수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가 쿠팡에서 우연히 걸린 게 이 그릇정리대였다.
자주 쓰는 그릇을 수납하는 용도로는 불편해보이고 나처럼 안 쓰는 그릇을 안쪽에 밀어넣어두기에는 딱 적당한 구조였다. 가장자리를 잡아주니 그릇탑이 안 쓰러져서 기존에 뒀던 것보다 훨씬 많이 쌓아서 구석에 수납할 수 있었다. 여벌 그릇은 손님 올 때만 꺼내니 밥그릇/국그릇/밑접시 종류별로 나눠서 탑을 만들어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꺼내면 될 것 같다.
상부장은 주로 컵과 차.
안에 들어가 있던 머그컵들을 전부 빼낸 후 보니 역시나 알라딘부터 폴바셋까지 사은품 머그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번에 확 다 빼내고 정말 쓰는 컵들만 남겼다. 그랬더니 심지어 상부장에 빈공간이 생길 정도.
마지막은 냉장고 위 수납장.
저기는 정말 깊어서 안에 들어가 있던 걸 다 꺼내려고 보니 심지어 끝쪽에 있는 것들은 손이 안 닿아서 꺼낼 수가 없었다;;(그 말은 곧 이 집에 들어온 이후로 그 물건은 밖으로 나온 적도 없다는 것…)
보관용기를 전부 유리로 된 걸로 바꾸면서 안 쓰는 플라스틱 용기들은 전부 저 안에 몰아놨나본데 그 사이에 당연히 꺼낼 일도 없고 있는 줄도 잊어버려서 대부분 누렇게 바랜 상태라 멀쩡한 것만 몇 가지 골라내고 모두 정리.
여기도 처음 열었을 때는 뭔가 꽉 차 있었는데 모두 꺼내고 새로 정리해서 넣었더니 공간이 꽤 많이 남았다. 안쪽 물건을 꺼내려면 내 팔 길이로는 한계가 있길래 안쪽에 들어갈 것들은 꺼내기 편하게 모두 긴 수납함에 담아서 배치했다.(근데 아무래도 이번에 이렇게 들어간 것들도 몇년 안에 다시 꺼낼 일이 없어 보인다)
간간히 한 구역씩 정리하고 버려냈더니 드디어 곳곳에 빈 자리도 나고 오랜만에 무슨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다시 한번 업데이트 할 수 있어 보람찼다.
뭔가 좋은 정리 팁이라도 있나 싶어 블로그도 이리저리 검색하다보니 나처럼 ‘겉으로 보이지 않으나 정리한 나는 뿌듯한 기분’을 자랑하고 싶어 올라온 코로나 이후의 글들이 잔뜩 나와서 세상에 동지가 이렇게 많구나, 싶다.
모든 정리가 끝나고 나니 다시금 슬금슬금 라벨기 욕심이 나는데 과연 이 지름을 넘길 수 있을 것인가.(매번 고민하다가 몇번이나 쓸까 싶어 넘어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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