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번에 공황장애 때문에 받아온 약. 이름을 메모해둘 겸 포스팅.
요즘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의약품 사전에서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어서 좋다.
난데없이 연예기사란에 이 약 이름이 많이 걸려서 뭔가 했더니 어느 의학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이 약을 먹고 수술실에 수술하러 들어갔다가 난리가 나고 뭐 그런 장면이 있었던 모양?

받아온 뒤로 어느 타이밍에 먹어야할 지 잘 모르겠어서 가지고만 있었는데 지난주 토요일 새벽에 또 비슷하게 심하게 쫓기는 꿈을 꾸다가 순간 깼더니 그 뒤로 컨디션이 영 좋지 않길래(그날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잔잔하게 불쾌한 정도?) 드디어 테스트 삼아 한 알을 먹어봤다. 약 설명에 이런저런 부작용도 적혀있어서 정말 심하게 공황이 오기 전에 미리 먹어보고 나한테 혹시 무슨 부작용이 있나 확인도 해야 할 것 같고…

아무튼 주변에 비슷한 약을 처방받아본 지인들이 ‘먹고 나면 어쨌거나 편해진다’ 라고들 하고 상담했던 의사 분도 ‘어쨌거나 또 그럴 때 이걸 먹으면 편해질 거예요’ 라고 해서

먹고 나면 바로 ‘짠’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생각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한참 지나니 약 먹기 전보다 컨디션은 훨씬 좋아졌지만 기대했던 만큼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라서(그러고 한숨 더 잤는데 그때는 숙면해서 일어나니 개운하긴 했음) 반나절쯤 지난 후에 ‘결국 무슨 효과가 있었던 거지?’ 하고 짚어보니 요근래 내과 가서도 신경성이라는 이야기밖에 들은 게 없었던 배꼽과 명치 중간쯤이 갑갑하던 게 어느새 사라졌다?!
위 때문에 병원에 가면 ‘신경성’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특정 장기에 이상이 없어도 신경성만으로 정말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구나, 확인한 기분이라 이건 좀 신기했다. 🤔 그리고 그 뒤로 약 안 먹어도 그 부분이 갑갑하던 건 많이 나아졌다.

린양 등교 주간인데 요근래 학교에서 확진자 나온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서 그쪽에 신경 쓰느라 아무래도 또 밤에 잘 때마다 비슷하게 힘들 것 같아서(잠은 많이 자지만 자는 내내 항상 심하게 꿈을 꿔서 수면의 질이 좋지는 않은 타입 😑) 이번주는 좀 힘들다 싶으면 약의 힘을 간간히 빌어야 하려나 싶다.

병원 다녀오고 나니 이런 약도 치료법도 있다는 걸 좀더 일찍 알아봤으면 그동안 차 타고 먼 거리 이동하기 전날 미리미리 긴 마음의 준비와 걱정을 할 필요도, 어디 좋은 데에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는 지인들의 권유를 미리 거절할 필요도 없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주변에 심하게 스트레스 받거나 멘탈이 힘든 사람이 있으면 ‘요즘은 많이들 가니까 상담이라도 받아보라’고 말은 쉽게 했는데 생각해보니 정작 내가 힘든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까’ 하며 병원까지 가는 데에 20년(…)이 걸렸고 도움이 되는 약을 먹는 데에는 거기에서 다시 일주일이 더 걸렸더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말이지만 나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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