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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무슨 역사 다큐를 틀어놨는데 나레이션 중에 조선시대 국경 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 있었다, 는 이야기가 나와서 듣고 흘려 넘겼는데 우연하게도 이번 킹덤 아신전 배경이 딱 그 지역 이야기.


사군(四郡)은 여연(閭延)•우예(虞芮)•무창(茂昌)•자성(慈城)을 말함.
사군은 조선 시대 세종 때 개척하여 여진족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으나, 단종 3년(1455)에 여연•우예•무창의 3군을 폐(廢)하였고, 세조 5년(1459)에 자성마저 폐하여, 이후 폐사군으로 불리웠음.
숙종 때 이곳에 사진(四鎭)을 설치하여 방비를 굳건히 하고자 하였으나 개간•봉수(封守)의 어려움과 초피(貂皮)•산삼 등의 손실 등의 폐단이 있다 하여 중지되었음.

폐사군[ 廢四郡 ]

궁금해서 찾아보니 국사 시간에 국방상 요충지라고 열심히 외웠던 ‘4군 6진’의 그 ‘4군’이었나보다. 엄청 중요한 곳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단종 이후로 비워놓은 땅이었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예전에 윤동주 평전을 읽으면서 ‘다른 지방과 내왕이 없다보니 6진 쪽 언어문화는 세종조 당시 어음(語音)을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었다’는 글이 흥미로웠는데, 생각해보면 역사를 배웠어도 우리와 먼 지역이다보니 막연히 ‘춥겠거니’ 말고는 국경 지역의 생활이나 역사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일이 별로 없는데 겸사겸사 이것저것 찾아보고 이 시절에는 또 이런 ‘차별’이 있었구나, 한숨지었다.

춥고 메마른 북방에서 차별받으며 사는 번호부락의 여진족 성저야인은 자신들에게 정착할 땅을 내어준 조선과 자신들의 핏줄인 파저위 사이에서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신의 아버지 타합은 군관 민치록에게 충성하며 밀정 노릇을 하지만 결국 부족은 위기에 처하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뭔 내용이 가다가 마냐, 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일단 이야기의 끝이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처음으로 흘러간 것만으로 이 스핀오프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는 분명해서 나는 나쁘지 않았다.
러닝타임 90분도 부담없고(요즘은 작품들이 너무 하염없이 길어서 차라리 이렇게 짧은 쪽이 더 좋더라) 서사도 이 정도면 풍부한 편이고 폐사군이라든지 성저야인이라든지 생소한 소재도 신선했고 예상보다 아역 출연 비중이 컸지만 후반 전지현 연기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최근 좀비물 중에 스토리 텔링 제일 좋은 건 국산 아닐까… 😑

사실 기존의 킹덤 시리즈가 이후로 더 안 나와도 크게 궁금한 게 없을 만큼 시즌 2 결말이 깔끔했던 편이라 작가가 앞으로 새 시즌을 시작하려면 좀더 세계관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이음새 역할로는 충분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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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간만에 몰입해서 너무 재밌게 봤어요. 보면서 장항준 좋겠다..생각함..우찌 이리 잘 쓰는 겨

    1. Ritz

      잘 찍었더라고요. 김은희 본인이 만족했던 시나리오라더니 과연…
      그러고보면 역시 인생은 장항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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