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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색이 원래 쓰던 것, 녹색이 새 것.(요즘 녹색 좋아함)

나처럼 시력이 형편없는 사람에게 안경은 매우 소중하지만, 게을러서 한번 사고 나면 도무지 바꿀 의욕이 나지 않는 물건 중 하나. 물론 안경을 패션 아이템으로 여럿 두고 쓰는 사람도 많지만…
새로 고르기가 너무 귀찮아서 차일피일했는데 7년쯤 지나니 드디어 칠이 벗겨지기 시작해서 인간적으로 너무 없어 보이길래 새로 사러 나갔다. 😑

대충 초등학교 5학년때쯤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가게에 매번 안경을 사고 있어서(한 동네에 오래 살다보면 이렇게 된다) 마치 오래된 단골 바에서 ‘언제나 마시던 그걸로’ 라고 주문하듯이 대충 ‘지금 거랑 비슷한 걸로요’ 하면 이제 스몰톡으로 가족 안부도 묻는 주인 아저씨가 알아서 주르륵 몇 가지 골라 나열해주시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놓인 것 중에 하나를 골라 결정하고 보니 원래 쓰던 안경과 심하게 별 차이가 없어 좀 당황스럽긴 했다.

어쨌거나 새 안경은 기존 것과 거의 비슷해서 알 크기도 많이 달라지지 않아 초점을 새로 적응할 필요 없는 점도 편하고 착용감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쓰던 안경은 엄마랑 같이 가서 골랐었는데 엄마가 결제하려고 하길래 말렸더니 ‘이게 마지막으로 사주는 안경이야’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이번 안경은 이 나이에서야 처음 내 돈 주고 산 안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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