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님과 반반 갈라 디즈니+ 가입을 했는데 꿈과 희망(?)이 넘치는 채널에서 왜 하필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영화가 이 작품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우연히 보게 된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스튜어트 왕조의 마지막 왕인 앤 여왕과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말벗인 공작부인 사라 제닝스 앞에 사라의 먼 친척이자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인 애비게일이 등장하면서 시작되는 세 여자의 기묘한 감정의 밀고 당기기? 였는데 러닝타임이 꽤 길고 ‘막 재미있다’고 말하기 어려운데 그럼에도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화면은 아름답지만 오묘하면서 기괴한 분위기여서 감독을 찾아보니 ‘더 랍스터’, ‘킬링 디어’를 만든 요르고스 란티모스라서 다시 한번 놀랐다. 이 감독은 역사물을 만들어도 이렇게 기괴하고 찜찜하게 만들 수 있구나 납득.(그 감독 영화치고는 대단히 멀쩡한 편이긴 하다만… )
당연히 가장 권력의 중심에 있을 여왕이 두 여자 중 누구를 간택(?)하는 내용이 아니라 여왕과 사라 사이의 어느 쪽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힘의 관계, 그리고 그 사이를 파고들어 자신의 위치를 굳히려는 애비게일의 모습이 흥미진진해서 이 영화를 끝까지 본 건 아마도 결국 여왕이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할 지 궁금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디즈니+는 가입할 때는 마땅히 볼 게 없는데… 하면서 반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요근래 워낙 본 영화가 없다보니 보고 싶었는데 놓쳤던 작품들도 좀 보이고 마블 계열 스핀오프 드라마 한번 훑고 엑스파일과 크리미널 마인드만 처음부터 한바퀴 돌아도 아깝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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