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오! 나의 여신님.
이게 대체 몇년이 된 작품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군요. 이 만화책을 해적판으로 같은 반 친구에게 받은 것이 아마도 고 2때였으니 그때로부터만 따져도 벌써 5-6년은 흘렀군요. 애니메이션을 구해서 본 건 아마 고 3때였던 것 같고… 그 때 그 OVA 마지막편을 보면서 얼마나 감동을 했었던지요.(일어도 모르면서…;;)

난데없는 이야기 같습니다만, 갑자기 이 여신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늘 나우 ANC 상영회에서 기대하던 ‘오! 나의 여신님‘ 극장판을 보고 왔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작품 역시 정말 일본에 가서라도 극장에서 보고 싶었었는데, 어떻게 운이 잘 닿아서 큰 화면으로 보게 되었군요. 게다가 자막까지 잘 달린 걸로 말이지요. ^^

극장판 이야기에 앞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언젠가 모님이 한 이야기지만, ‘의외로‘ 전 이 작품을 정말 좋아합니다(사실 이런 우렁각시 이야기류의 우유부단한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여자들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좋아하는 요소…라면
우선, 그림체
두번째는 탄탄한 세계관
세번째는 캐릭터들의 개성
네번째는 에피소드마다의 드라마성…
이겠지요.
‘여신님‘은 우렁각시 이야기 치고 이 작품은 잘 잡힌 기본 설정(공대생틱한 세계관과 같은…)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코믹쪽이 아직까지 그나마 그 긴 기간 동안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이 처음부터 잘 잡아놓은 세계관에 기댄 것이라고 봅니다만…

그리고 이 주인공 모리사토 케이이치라는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 이 케이이치라는 캐릭터는 말이지요. 처음에 1권에서 작가가 허접한 그림체(정말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일취월장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외모면에서도 지금은 정말 용이 됐지만, 성격조차도 초반에 비하면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유부단하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최근의 저런 우렁각시류의 작품의 남자주인공-핸드메이드 메이의 카즈야, 러브히나의 케타로 같은- 중에서는 단연 독보적으로 매력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케이이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간의 이야기도 꽤 재미있는 편이고 무엇보다 이 여신님과 평범한 청년의 이야기도 의외로 사람을 끄는 맛이 있지요. 그림체도 예쁘고요. ^^

어쨌거나 극장판 이야기로 돌아와서…
재미있었습니다. 멋있었습니다.
예전 이 작품의 OVA도 정말 꽤 괜찮은 퀄리티로 사람을 놀라게 했었는데, 이번 극장판은 정말 이 작품의 팬으로서는 ‘이 작품의 극장판은 이 이상이 나올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극장판의 내용은 이미 뉴타입에서도 징하게 이야기했었고 꽤 많이 알려진데다가 사실 그런 테마는 뭔가 있어보이려는 작품에서는 끊임없이 다뤄왔던 소재였기 때문에(그런 주제는 ‘드래곤 라자‘에서도 핸드레이크가 박박 우겼었지요) 새삼 새로울 것은 없었지요. 그런데 의외로 이 ‘여신님‘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무엇보다 애니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것은 정말 ‘극장판이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화면의 퀄리티였습니다. 예전에 선배가 일본에서 이걸 보고 왔을 때 ‘스탭들이 정말 기를 쓰고 베르단디를 번쩍번쩍하게 그렸더군‘이라고 했었는데 그 말에 100% 공감을 했습니다.
연출도 꽤 괜찮아서, 코믹에서 보았던 사이드카 운전 장면 같은 것은 역시 움직이니 훨씬 더 역동감이 와 닿더군요.
그리고 유그드라실의 묘사라든지 여신 오퍼레이터들의 작업 장면에서 보여주는 베틀 장면 같은 것은 정말 신화에 바탕을 두고 섬세하게 신경을 쓴 것이 보여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눈도 즐겁고, 스토리도 생각보다 기승전결이 잘 짜여져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이 스토리 부분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다..라는 평도 꽤 있지만, 그래도 팬으로서 이만하면 괜찮은 듯)
DVD를 사서 언젠가 멋진 시스템을 갖춰놓고 한번 더 봐줄테다..라는 욕심을 갖게 만들더군요.

극장판만큼은 기회가 되시면 한번쯤 보시기를 권합니다. ^^ (최근 코믹쪽에서는 또(!) 새 등장인물이 등장했더군요. T.T 이제 그만 나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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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JH

    모 님이 말했던 것처럼 식순이죠. […건드리면 배드엔딩이야, 주의해 케이치!] [08/12]

  2. 장미의 신부

    베르단디야, 요즘 유행하는 생애에 도움안되는 불량 메이드들과 달리…그야말로 진정한 메이드(-_-;)인 것이지요. 훗…(친구라던가 기타등등이라면 짜증나는 성격이겠지만…메이드로서야 더 바랄나위 없는 성격 아니겠습니까?) [08/12]

  3. 장미의 신부

    헐…극악의 우유부단 캐릭터라면…역시 전영소녀의 요우타 녀석…(밟아죽여도 시원찮을 인간…이라고 생각함)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