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주 주중에 대나무숲 가라사대(…)
“쿵푸팬더가 재미있다고 하오. 주말에 보고 오는 것이 어떻겠소”
라더군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하여(…) 냉큼 예매를 끊어 동생과 다녀왔습니다. 일본 가기 전만 해도 예매할 때 좌석을 선택하는 기능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좌석도 고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이번에 예매할 때는 2층으로 넘어가는 맨 앞줄로 끊었는데 자리도 널찍하고 편했지요.

영화는 정말 시간 아깝지 않게 유쾌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더군요(심히 깔끔해서 살짝 허한 감이 있긴 하지만). 늘어지는 부분도 거의 없고 이야기는 다다다 달려가다가 싹 마무리가 지어지는 식입니다. 뭔가 큰 기대를 하고 보면 허할 것 같은데 그냥 킬링타임용 가족 영화로는 딱 적당하더군요.

무술 장면들도 성룡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만한 스타일이었는데 제가 워낙 그쪽을 좋아해서 그런지 한층 더 재미있었고요.
영화 도입부의 특이한 연출이나 타이렁의 탈옥 장면 등도 상당한 볼만했습니다.

등장하는 동물들의 질감도 어찌나 섬세한지, 랫서팬더인 시푸의 그 작은 입매에서 만드는 표정과 움직임들은 정말 대단하다 싶더라구요.

그런데 이미 홍보에도 주로 쓰인 쟁쟁한 성우진….의 경우는 좀 애매해서 다 보고 나오면 주인공 포와 사부 시푸 외에는 대사가 있었던가 싶네요.(…) 특히나 성룡의 몽키는 아무리 생각해도 대사가 열줄이 채 안됐던 듯합니다. 더불어 안젤리나 졸리가 목소리만 들으면 의외로 여성적이라는 점 정도가 의외라면 의외였네요.

ps. 창가에 줄줄이 피겨를 늘어놓은 포를 보면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타쿠란… 이라는 생각도 잠시..( ”)

4 responses

  1. 아 정말 이야기 전개가 깔끔하고 시원시원했습니다.
    보는 내내 시간이 언제 저렇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겜플님께서는 완전히 반하셔서 게임에 피규어에 이것저것 모으시는 것 같은시던데 포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게 되신 것일까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잘 모르겠더군요. 🙂

    p.s: JH님의 추천에 JH님을 버리고 동생분이랑 같이 가시다니…. 홀로남은 JH님이 왠지 모르게…

    1. 리츠코

      정말 극장에서 보기 딱 적당한 작품이었지요. : ) 겜플님도 딱 좋아하실 것 같더군요. ^^;
      왠지 겜플님이 방에 피겨를 주르르 세워놓고 나가기 전에 벽에 표창도 던지는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만…-_-;;;

      ps. 대나무숲이 추천해주고 당연히 집에서 혜린이를 봐주는 거지요. : ) 같이 보러 가면 제일 좋겠지만 그러려면 친정 식구들한테 폐를 끼쳐야 하니까요.
      대나무숲은 다음주에 회사 사람들과 보러 간다고 하네요.

  2. 성룡의 몽키는.. 너무 성룡스러운게 없어서 왜 기용했나 하긴 한데..
    이것도 시리즈물이라니 앞으로를 좀 기대해 봐야 할듯 하네요…

    PS. 팬더에 밀린 녹색 괴물이 너무 안습입니다. (디지털상영관도 제대로 못잡은 헐크.. orz )

    1. 리츠코

      저는 원래 헐크를 안 봐서.. ^^;

      좀더 성우들 느낌을 살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묘하게 목소리만 좀 뜨는 듯하긴 했어요. 바이퍼가 루시 리우인 것도 엔딩 크레딧 보고서야 알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