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하지만 저 메이의 표정은 어쩐지 가증만땅이다

최근에 가장 다음편을 기다리면서 본 애니를 이야기 하라면 역시 이 「핸드메이드 메이」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1화 오프닝 연출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 매우 컸던 고로 그 뒤쪽도 계속 보게 되었는데,(최근 애니메이션들은 1화에서는 오프닝 주제가를 틀지 않는경우가 많은 듯? 「핸드메이드 메이」의 경우도 1화 시작은 주제가가 아니라 연출이 멋진 스탭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메이드물을 좋아하거나 하지 않음에도(쿠루미도 이상하게 안보게 되더라는. –;) 메이는 재미있었습니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구성이나 화면이나 일반 메이드물이 그렇듯이(잘 안봐서 다른 작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자 주인공들의 흔들리는 가슴이라든지(하지만 이 흔들리는 가슴, 정말 스탭들의 집념이 보일 정도로 잘 찍었습니다. –;) 빈번히 미니스커트 사이로 보이는 속옷 등이 등장하지만, 그런 걸 젖혀두고라도 이 애니는 그 외에 보는 ‘재미‘라는 것이 존재하는 듯 합니다.
일단 화면 구성이나 연출이 한 화를 보는 동안 사람 눈을 지루하지 않게 해줍니다. 게다가 어떻게 보면 끝이 보일 뻔한 내용을 가지고 잘도 사람으로 하여금 뒤쪽을 기다리게 만들지요. 이야기 내용은 「쿠루미」+「여신님」의 흔한 컨셉입니다. 너무나 평범한 공대생(!)이 너무나 예쁜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할렘을 이루는… –;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순진한 공대생 사오토메 카즈야의 꿈은 도라에몽을 만드는 것(–;) 입니다. 그 꿈을 위해 한발한발 전진하는 그의 바로 옆집에는(도대체 집이 저렇게 붙어 있으면 사생활 보장은 누가? ) 하숙집 주인 딸 카즈미가 살고 있죠.
이런 순진무구한 청년들이 다 그렇듯이 자신은 모르지만 의외로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그것을 질투한(?) 카즈야의 친구 난바라(이 난바라의 가 카즈야의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심기 위해 이 안에 도라에몽을 만드는 방법이 들어있다며 시디 한 장을 건네줍니다.(이런 류의 애니의 남자 주인공은 사람도 잘 믿는다 –;) 그리고 그 시디 한장으로 인해 우연히 인터넷 상의 사이버 다인사에 접속을 하게 되고 사이버돌을 주문하게 되죠. 그래서 오게 된 것이 메이. 처음에 나오는 메이는 옆의 그림처럼 작은 사이즈에 할 수 있는 일은 전파를 쏘아서 TV 리모콘 대신 컨트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여기까지 보면서 이 이야기는 사이버돌이 사이즈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인을 사모하는 애틋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중반 이후로 사이즈가 등신대로 바뀌더니 하숙집 주인딸과 메이, 카즈야의 삼각관계가 되어버리더군요. 이야기는 사실 메이가 작을 때가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메이도 귀여웠구요. 사실, 메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요즘 유행하는 히로인류는 아닙니다.
귀엽긴 한데, 어쩐 80년대 애들이 갖고 놀던 마론인형의 분위기가 나는 것이 약간 촌스럽기까지 합니다만, 어쨌거나 하는 짓이 귀엽습니다. 하는 짓이 귀엽지도 않으면 볼 사람이 없긴 하겠지만. –; 게다가 10화라는 짧은 구성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로 아직까지 코믹을 천년만년 찍고 있는 「여신님」에 비해서는 훨씬 낫죠. 이야기가 빨리빨리 진행되고, 그 사이사이에 미스테리를 잔뜩 심어놔서 과연 10편 안에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의아해 했었는데, 결국은 10화에서 ‘OVA나 DVD 후속편을 봐요~‘라는 강렬한 메세지를 남기며 끝났습니다. –;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던 수많은 사람들은 마지막회에서 ‘에에, 저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어차피 이런 류의 애니에서 크게 기대를 걸게 아니라면 애니 한편을 재미있고 즐겁게 봤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군요. 어쨌거나 편수도 짧고, 재미도 있습니다.
혹 이런 메이드물에 관심 없었던 사람들이라도, 내킬 때 한번쯤 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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