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제빵기를 질렀다.
지름에 무슨 이유가 있겠냐마는 굳이 붙이자면 혜린이가 4월부터 정상등교를 시작했고 아침 메뉴로 매번 고민이고 그나마 제일 잘 먹는 게 빵류인데 아무래도 집에서 해먹으면 몸에 덜 나쁘지 않을까 싶어서.(어차피 믹스 사서 돌리는 거다만…) 갓 구운 빵이 그렇게 맛있다고도 하고.
반죽도 발효도 알아서 해준다길래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주문해봤다.
기계 도착하자마자 가동.
동네 수퍼에 백설 식빵 믹스밖에 없어서 그걸로 샀는데 검색해보니 이게 제일 무난한 모양이다.
물, 믹스, 이스트 넣고 버튼만 누르면 끝.
처음이라 다른 첨가물 없이 딱 기본 재료만 넣고 돌려봤는데 완성된 빵은 꽤 그럴듯 했고, 뭣보다 막 구워나온 따뜻한 빵이라 어지간해서는 실패없을 맛이었다. 식은 후에는 어떤가 궁금했는데 오늘 아침에 먹어보니 사먹는 빵보다 유난히 찰지고 쫄깃해서 그냥 먹어도, 토스트를 해 먹어도 잘 어울릴 식감이었다.
검색해보니 같은 기종, 같은 믹스로 여기저기에 제각각 찾은 베스트 레시피들이 많아서 다음번에는 거기 나온 양에 맞춰 우유와 버터를 추가해서 만들어봐야겠다.
아쉬운 점이라면 정말 기계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것?
그냥 딱 밥솥 만했다.(높이는 밥솥보다 높을 듯)
처음에는 왼쪽 사진의 위치에 두고 밥솥이려니 하고 쓰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너무… 너무 거슬린다.
내가 부엌 살림이 많지 않은데 설마 이게 들어갈 자리가 아예 없을 리 없어! 라는 심정으로 머리를 풀가동하여 싱크대 구석구석 텍트리스를 해본 결과…
마치 저기에 넣으라고 만든 마냥 뒤쪽에 콘센트 꽂을 곳까지 있는(인테리어 디자이너 만세) 위치가 생각나서 거기에 뒀던 냄비랑 몇몇 가지는 꺼낸 후 대신 넣었더니 알맞게 딱 들어갔다. 쓸 때만 꺼내도 될 것 같고 뒤쪽에 콘센트가 있어서 저대로 두고 빵 구울 때는 싱크대 문 열어둬도 될 것 같고…
원래 사려던 기종은 크기가 작아서 혹했는데 옆사람이 검색해보더니 결과물은 이 브랜드가 제일 평이 좋다길래 그래도 빵이 맛있어야지 싶어 샀더니… 어쨌거나 반죽, 발효 과정까지 들어가는 기계라 모양보다는 결과물이 좋은 걸 사는 건 맞는 선택이었지 싶다.
딸기가 끝물인지 싸던데 좀 사다가 잼도 만들어놓을까…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