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해 요약하자면 가상화폐, 주식 등등에 손을 대지 않은 사람이라면 마음 편히 볼 수 있을 것이고, 시절이 이렇다보니 투자에 손을 대서 손실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조상네들 역시 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 조금은 위안(?)삼고, 저런 투자들이 얼마나 성공하기 어려운지를 새삼 깨닫게 될 것 같다.
우선 작가의 방대한 자료 조사에 감탄하고, 흔히 잘 아는 위인들조차 (당연한 이야기지만)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점은 안그래도 저 사람들은 맨날 공자왈 맹자왈만 하면서 뭘로 먹고사나 했지 은근 유쾌하기까지 하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파트는 3장의 「사람 잡아먹는 미두시장」. 과거에도 이렇게 제대로 각 잡힌 선물 시장 시스템이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천태만상은 지금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과거에서 배워 지금의 실수를 줄이는 건 매우 유의미한 일이 아닐까.
수업 시간에 배운 역사는 왕과 한줌 양반들의 모습이어서 마치 ‘고요한 동방의 나라’가 우리의 이미지인 양 착각하지만 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던 진정한 ‘우리네’의 삶은 수백년 전에도 치열하고 억울했으며 억눌리다 발화점에 이르면 거침없이 폭발했다.
내가 이런 생활사 관련 서적을 좋아하는 건 보다 보편적인나는 우리 집안의 족보를 그다지 믿지 않으며, 나의 조상은 당연히 평범한 민초 중 한 명이었을 거라 짐작한다 우리 조상들의 일상과 기질을 알 수 있어서가 아닐까.
오랜만에 정말 유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몇백년을 변한 게 없음에 씁쓸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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