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나비언니가 압구정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하여 오랜만에 미사언니와 함께 구경을 나섰습니다.
엄마에게 혜린이를 맡기고 후딱 갔다올까, 데리고 갈까 고민을 좀 했으나 그래도 이런 전시회라면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고(아직 뭘 알지도 못하겠지만) 점심까지 마음편히 먹고 들어오려면 역시 데리고 가는 게 낫겠지 싶어 혜린이 태어나고 처음으로 모녀 단둘이 꽤 먼 외출(…)에 나섰습니다. 감사하게도 가는 길은 엄마가 차로 태워다줘서 편하게 움직였지요. : )
당연히 저야 이런 쪽으로 전혀 문외한입니다만 그래도 오랜만에 누리는 문화생활(…)이라는 점에 나름 감회가 남달랐네요.

작품 중에 마음에 드는 걸 하나 찍었더니 나비언니의 설명이 ‘반복되는 가운데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표현하셨다고 하셔서 ‘요즘 내 생활과 비슷해서 삘이 왔나보구나‘ 라는 예술의 위대함을 체험했습니다.
점심은 백만년만에 피자헛에서.
정말 마지막으로 피자헛 매장에서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합니다만 그때에 비해 샐러드바도 꽤 맛있어지고 주문했던 갈릭고르곤졸라 피자도 매드포갈릭보다는 약간 부족했지만 같이 나온 레몬 디핑과 먹으니 괜찮더군요.
혜린이는 오전 낮잠을 건너뛴 시간이었는데 보채지도 않고 잘 놀다가 밥 먹을 때쯤 되니 낮잠에 돌입, ‘고맙다, 딸아!’를 외치며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편하게 수다 떨고 돌아왔네요.

돌아오는 길은 택시를 탈 예정이었는데 딱 봐도 길이 무지막지하게 막히는 데에 질려서 지하철에 도전했더랬습니다. 혜린이는 한국 와서 처음 타보는 지하철이었지요. 오히려 자동차보다 덜 갑갑하고 볼 것도 많아 재미있었는지 주변을 열심히 두리번거리느라 바쁘더라구요.
돌아오는 길은 해가 꽤 쨍쨍해서 쉬엄쉬엄 걸었더니 역에서 집까지 오는 길이 약간 걸렸던 것 빼고는 더운 날 무난하게 긴 외출을 별일 없이 잘 마쳤네요. : )

by

/

2 responses

  1. JJAYA

    왠지 외국에서 온 주부의 서울 탐방기 같은 느낌이 드는구랴… ㅋㅋ
    그런데 혜린이 볼에 모기 물린 자국이…? -O-

    1. 리츠코

      요즘은 거의 집, 친정만 왔다갔다 해서 서울 하늘 아래 있어도 외국에 사는 것 같네요. ^^;

      볼에 모기 물린 건데 저것만 좀 오래가네요. 지금은 거의 없어졌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