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조만간 극장판 두번째가 개봉한다기에 갑자기 내내 궁금했던 1편을 DVD로 구입해놓고는 이번 주말에서야 돌려봤습니다.(요즘은 동네에 DVD를 빌려볼만한 대여점도 다 사라져서 뭔가 보고 싶은 게 생기면 사는 수밖에 없군요. -_-;)

내용에 대해서야 이미 십수년동안 수많은 책이며 글들이 나왔으니 새삼 이야기할 것도 없고 다만 지금 다시 봐도 그렇게 오래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안들 만큼 세련됐어요. 사골게리온이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쭉 울궈먹고 있지만 거기에는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싶습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 나오지도 않겠죠.

새 극장판은 안노 히데아키가 ‘봐~ 원래 전투신을 이렇게 간지나게 만들고 싶었어~’라고 말하는 듯한 화면들이었네요. 후반부의 야지마 작전은 극장에서 못본 게 아쉬울 정도였고요.
이야기 흐름도 좀더 다듬어져서 TV판을 볼 때보다 좀더 매끄럽더군요. 신지도 왠지 더 깔끔한 인상으로 바뀐 듯하고…
묘하게 기억에 제일 남는 건 사도를 손으로 막은 후 벗겨진 안쪽의 살색 손가락이었어요. 이전에 볼 때보다(예전에는 그냥 검은색이었던 듯?) 훨씬 더 섬뜩하더라고요.

자막 번역도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어요.(극장 상영분도 이 자막이었는지 모르겠음) 후반부 신지가 레이에게 말하는 ‘네가 말하는 안녕은 너무 슬프게 들려’라는 대사가 내내 기억에 남네요. 저도 이번에 보면서 내내 레이의 ‘さよなら’가 애잔하게 귀에 자꾸 들어오더라고요.

ps. 그나저나 대나무숲은 옆에서 같이 보면서 바뀐 장면을 줄줄이 읊어대더란..-_-;(뭐 덕분에 안 찾아봐도 되고 편한 거려나) 적어도 백번은 봤었다! 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 내가 살고 있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지.. 싶었군요. -ㅠ-

6 responses

  1. zupet

    어제 파를 보고 왔습니다. 뭐랄까..

    메가박스 M 관을 가득 채운 잉여들이 마지막 스텝롤을 기다렸다 박수치는 순간은 여러가지로 감동스럽더군요. 대한민국 참 살기 좋아졌습니다. (먼산..)

    1. 리츠코

      예전 에바 극장판은 심지어 캠코더로 찍었던 동영상들이 돌아다녔던 걸 생각하면 정말 세상이 많이 변하긴 했지요.
      유료시사회던가, 거기 갔다오셨나보네요. 영화는 어떻던가요. : )

  2. so539

    요즘…연말병 걸렸는지 너무 맘이 싱숭생숭 하네요~~ 언제 수다나 좀 떨어요~~

    1. 리츠코

      조만간 점심시간 맞춰서 한번 갈게~ ^^

  3. 나름 애증이 많은(…)물건입니다만, 이번 서는 꽤 괜찮더군요.
    저도 극장에서 보고나서 몇번을 봤는지..;;

    이번엔 좀 제대로 이야기 굴려줬으면 좋겠더군요. 덕분에 전편 영화관 확정(&DVD구매 확정)

    근데, 대나무숲님은 원래 그런분이셨잖슴까.(…)

    1. 리츠코

      크게 기대 안해서 그랬는지 한층 더 볼만하더군요..; 저도 생각해보니 서를 사버린 이상 이후 두편도 다 dvd로 사야할 것 같아요..;;

      대나무숲이야.. 뭐 원래 그런 사람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