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몇주째 끈질긴 기침으로 고생 중입니다. 이번 목감기는 정말 다른 곳은 말짱하고 목만 계속 근질거리면 기침만 나오네요. 병원에 가도 별다르게 목이 부었다거나 한 것도 아니라고 하고 요즘 이런 감기가 유행이라며 결국 어느 정도 시일이 차야 낫는다…는 뉘앙스로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아무튼 오늘 아침에는 유난히 기침 때문에 힘들게 깼는데 대나무숲이 옆에서 보기 그랬는지 하루 휴가를 내더군요.(이 감기의 시작이 대나무숲이었음. -_- 현재 혜린이랑 저랑 세 식구가 결국 쿨룩대는 중)
오전 중에 혜린이까지 함께 병원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와 세 식구 모두 고요히 휴식, 문득 생각해보니 이런 날 잠시 친정엄마에게 혜린이 부탁하고 후딱 영화라도 한편 보고 와야겠다 싶어 저녁 나절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지난편인 ‘서’에서도 느꼈지만 이번 극장판은 TV판에 비해 한없이 밝아졌습니다. 극장판만 본 사람이라면 거기에 대해 별 감상이 없겠지만 TV판을 본 사람이라면 그게 이 극장판을 보는 데 있어 가장 큰 포인트일 것 같네요.
‘포카포카’ 레이라든지 더 이상 찌질하지 않은 신지라든지 약간은 덜 오바하는 아스카라든지… TV판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보완된 느낌이었어요.
극장판 답게 장면 연출이나 음악 등도 화려했고요. 왠만한 블록버스터보다 보고 나서 더 ‘잘 봤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사실 기회만 된다면 한번 더 극장에서 보고 싶을 정도였어요.

신 극장판이 나온다길래 있던 데서 또 우리고 우리는구나, 라고 생각했건만 감독은 뜻밖에도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잘 다독여 새로 만들어 다시 한번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네요.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래봤자 세손가락 안에 꼽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는 단연 이 에바 신극장판이 가장 볼만했습니다. : )

  • 이번 극장판을 보면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건 해가 뜨고 사람들이 출근을 하고 등교를 하고… 이런 일상의 묘사였군요. 언제 사도가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세계일지라도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거겠죠.
  • TV판을 보면서 에바를 타는 데에 싱크로율이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쟤도 탈 수 있는 거면 사실 다 탈 수 있는 거 아녀?’라는 생각을 했었던지라 토우지 대신 아스카가 에바를 타고 있었다는 건 아마 가장 잘 바꾼 설정이 아닐까 싶군요.
  • 새 캐릭터 마키나미 마리는 어떤 면에서 이전의 아스카에 더 가까워보이더군요. 소류 아스카는 이번 극장판에서 시키나미 아스카로 이름마저 바뀌어 등장하는데 자신의 캐릭터성마저 새 캐릭터에게 나눠준 듯했습니다.
  • TV판에서 ‘다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아마도 세번째’ 운운하며 끊임없이 바닥을 파더니 이번 극장판에서는 갑자기 무슨 인생의 갱생 메시지를 받았는지 ‘너는 하나 뿐이야’라고 외치는군요.
    살아보니 세상이 그렇게 우울한 건 아니었던 모양? ^^;

8 responses

  1. CHRIS

    http://www.dfsshilla.com/fmSpotEventJoinDtCalendar.action
    신라인터넷면세점에서 100불 이상 사면 달력을 만들어준다고 하는데(100불 당근 넘었고 -_-;) 혜린이 사진으로 하나 정도 응모하면 어떨까 싶어서. 선착순이니까 왠만하면 되지 않을까?? 우리집 컴엔 혜린이 사진이 별로 없어서 그 집 사진 12장만 모아서 함 보내봐바~

    1. 리츠코

      헉, 갑자기 고르라니 어렵다..;;

    2. CHRIS

      기냥 월별로 찍었던 거 한장씩 골라~ 2009년 1월 모습을 2010년 1월에 보는 것도 재밌지 않겠수?

  2. 간만에 휴일 얻어서 보러갔다가 상영내내 떠드는 초딩 둘 때문에 기분만 잡치고 왔군요.
    좀 닥치고 보라고 눈치를 줬더니 되려 ‘뭐라는데?’라는 표정으로 씹으며 떠들 땐 줄이 끊어지는 기분이었달까요. =_=

    1. 리츠코

      저런. -_-; 저 보러 갔을 때는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해서 딱 좋았는데 역시 주말에는 사람이 많으니 별사람들이 다 있군요…;

    2. 심야에 보니…초딩이고 뭐고 신경 안 써도 되니 좋더군요..옆자리는 비어서 널널하고요..

  3. so539

    http://www.borimpress.com/shop/event_views.asp?ev_no=80
    보림출판사 한번 서점갔다 돌아온 도서를 50프로 할인해서 판다네요..^^

    1. 리츠코

      오, 좋은 정보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