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트위터를 언제부터 썼더라.
꽤 초기부터 썼을텐데 대충 찾아보니 블로그에 남아있는 아카이브는 2012년 4월부터.
그게 두번째 아이디였을 거고 맨 처음 썼던 아이디 백업은 아마 컴퓨터 하드 어딘가에 있을테니 시작은 2012년 이전이지 않을까 싶다.(폴더폰 쓰면서도 트위터는 접속했었다…😶)
10여년 넘게 트위터를 쓰면서 일주일 가까이 접속은 안 해본 건 처음.

물론 이건 다른 SNS 대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데 일주일 동안 마스토돈을 쓰고 읽으며 생활하다보니 오히려 내가 트위터를 ‘왜’ 쓰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좀더 또렷해졌다.

트위터 타임라인을 안 보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몇몇 오래된 혹은 그 사이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가 궁금할 뿐 내가 그곳에 얻는 정보나 내가 글을 남기는 데에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역시나 나에게는 과한 정보량을 제공하는 곳이었고 나에게 트위터는 ‘지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용도였나보다.

개인적으로 마스토돈 쪽 생활에 꽤 만족했다.

연합과 로컬 타임라인 올라가는 걸 보고 있다가 말을 걸기도 하고 그러다 서로 화제가 맞을 것 같으면 팔로우도 하는데 팔로워 팔로우 수에 신경쓸 일도 없고 트위터에서는 접점이 없었을 사람들과의 대화도 즐겁다.
무엇보다 대화를 주고받으며 ‘글자수를 줄이느라’ 고민할 필요도 없는 게 가장 속이 편했다.
내 글을 여러 사람에게 보이고 싶으면 광활한 연합 타임라인에 공개로 올리면 끝.

큰맘 먹고 지른(트윗봇보다 2배 넘게 비쌌다!) 아이보리 앱은 쾌적하고 광고도 없고 타임라인은 시간순으로 올라가고 있어서 마치 초창기의 트위터 느낌.

여러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여느 SNS가 그랬듯이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라며 트위터가 끝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물론 일론 머스크라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지만) 왠지 지금의 트위터는 거대한 자본주의 안의 이해관계에 얽혀서 그런 식으로 끝나기 보다는 뒤죽박죽인 채로 걸어가는 하울의 성처럼 그렇게 쭉 걸어갈 거고 그 사이사이에 유저들은 마치 부품처럼 하나둘 이탈할 것 같다.

마스토돈은 또 어떤 식으로 굴러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결국 SNS는 내가 쓰는 하나의 ‘툴’일 뿐.

SNS의 과다한 정보량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필요한 방향으로 SNS를 좀더 잘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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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달크로즈

    마스토돈이라고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트위터는 정말 ‘둠스크롤링’에 최적화된 면이 없지 않아서.. 저도 트위터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신 마스토돈을 쓰느냐 하는 건 좀 다른 문제지만요(그래도 어느정도 기회는 주려고 하는 중입니다).

    1. Ritz

      트위터를 줄이는 것과 마스토돈을 쓰는 게 꼭 같이 갈 필요는 없죠. ^^;;
      저는 sns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 목적만으로 쓰기에 트위터는 이제 좀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마스토돈을 써보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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