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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위해 영화를 틀 때도 있지만 그저 잔잔하게 흘러가는 화면이 좋은 작품도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후자였다.

국내 제목의 ‘사랑을 그린’에서 영화 마케팅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머리를 쥐어짰을지 딱할 정도. 네이버 영화 정보의 장르란에도 ‘멜로/로맨스’라고 되어 있지만 이 영화가 과연 로맨스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

루이스 웨인(Louis Wain, 1860~1939)은 영국의 미술가로, 의인화한 큰 눈의 고양이 그림을 꾸준히 그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wikipedia 루이스 웨인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로맨스 장르라기에는 무리가 있고 루이스 웨인이 아내를 잃은 후 방황하는 여생에 대한 부분이 더 길어서 내용은 오히려 무거운 편인데 화면만큼은 마치 한장 한장 그려내는 동화책의 일러스트 마냥 화사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일생에서 참으로 짧았던 행복했던 순간을 손에 쥔 채 나머지 긴 시간을 버텨내는 루이스 웨인이 안타깝기도, 딱하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역시나 너무 잘 연기한다.

+에밀리 역의 배우가 낯이 익어서 누군지 한참 생각했는데 더 크라운의 젊은 엘리자베스 여왕 역의 클레어 포이였다;;
+그나저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줄리안 어산지도 됐다고 앨런 튜링도 됐다가 에디슨도 됐다가… 실존 인물 전문인가.

2 responses

  1. 디멘티토

    전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에 해외 매체에서 기사 접하고 국내에도 개봉되기를 기다려서 봤더랬죠. 전 에밀리가 죽은 후 서서히 무너자는 웨인의 삶도 가슴이 아팠지만 외아들로 일찍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어 경제적 책임을 짊어져야 했던 고달픈 삶이 안타깝더라고요. 에밀리와 결혼 생활은 그런 웨인의 삶에 비친 한줄기 빛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 Ritz

      그 여동생들 보면서 ‘니들도 돈을 좀 벌든지 시집을 가든지!’ 라고 속으로 몇 번을 버럭버럭 했는지 몰라요. -_- 그래서 이왕이면 에밀리와 백년해로 했으면 했는데 고작 3년 살았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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