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있을지도.)
운동하러 다니면서 러닝머신 앞에 있는 티비로 케이블에서 틀어주는 미드를 보곤 하는데, 보통은 NCIS라든지 이미 내가 본 것들 위주더니 근래에는 ‘로스트 걸’이라고 처음 보는 드라마를 하더군요.
그럭저럭 재미있어서 집에 와서 좀 찾아봤는데 미국 드라마인데 캐나다 올 로케에 배우들도 거의 캐나다 사람들이라 거의 캐나다 드라마인 모양.
인간 세계에는 인간과 페이가 공존하고 이 페이는 (늑대인간이나 세이렌 같은) 우리가 신화나 판타지에서나 보던 그런 능력을 가진 종족들로, 빛의 페이와 어둠의 페이로 나뉘어 있다는 설정.
주인공 ‘보’는 서큐버스인데 인간들 사이에서 자라 자신이 페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내다가(그러면서 같이 밤을 보낸 남자마다 족족 죽어나간…..) 뒤늦게 페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빛과 어둠 둘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립을 선언하면서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대충 줄거리에서도 느껴지지만 한끗 차이로 어찌 보기에는 유치합니다. -_- 스토리 라인도 딱히 탄탄한 편이 아니라 뭔가 대단히 크게 있을 법했던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도 생각보다 별로 획기적이지도 않더라고요. 웹서핑하다가 본 누군가의 글처럼 이게 캐나다 드라마니까 시즌이 계속되는거지 미드였으면 1시즌에서 종영되었을 듯도..;;(사실 이런 내용으로 설마 1시즌 이상 나왔을까 싶어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알고보니 2시즌까지 끝나고 무려 내년 1월 3시즌 들어가더란…)
거꾸로 말하면 유치한 맛에 볼만한 구석도 있고 서큐버스, 늑대인간 등등 판타지 계열 좋아하면 그럭저럭 설정상의 아기자기한 재미도 있더군요.
문제는, 보다보니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서큐버스인 여주인공과 남자주인공 급(?)인 늑대인간 다이슨의 말랑하면서도 이어질랑말랑하는 연애코드였더랬는데 2시즌 첫회 들어가니 어처구니없이 그 둘의 러브 테마가 싹 빠져버리더군요. 그것도 진짜 어처구니 없게 설정상 완벽하게 러브라인을 차단. =_=
나만 이 재미에 이 드라마를 봤나. 다른 사람들은 설마 진짜로 페이의 존폐위기에만 관심을 가지며 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겨?;;
마치 누가 찹쌀떡 주면서 안에 단팥은 쏘옥 발라내고 껍데기 떡만 휙 던져준 기분이었네요. =_=
그래도 일단 시작한 거라 설렁설렁 넘겨가며 계속 봤는데 2시즌 중반쯤에는 여주인공에게 무려 여자 애인(!)이 생기고 남주인공한테도 애인이 생기길래 재미없어 포기했습니다.
적어도 시즌 1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봐서 기록.
비슷한 느낌이라면 수퍼내추럴이나 그림(Grimm) 정도?(Grimm도 이번 시즌에 남녀 주인공 러브라인이 붕괴돼서 재미가 절반으로 줄더니.) 비슷한 영화라면 역시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생각나긴 하네요. 그 작품 이후로 이런 판타지 로맨스물이 붐이긴 한 모양.
여주인공이 서큐버스다보니 드라마 수위는 좀 있는 편. 요근래 본 드라마 중 주인공 배우들이 제일 취향이었던지라 재미없어지니 좀 아깝군요. 3시즌에 두 사람 러브 라인이 살아난다면 다시 찾아 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