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우리 부부가 드라마 취향은 꽤 달라서(그러고보니 만화도 게임도 영화도 비슷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한 작품을 같이 보는 경우가 잘 없는데 하우스 오브 카드는 초반에 재미있게 봤었다.
문제는 한 2시즌 넘어가니까 끝없이 악한 인간들이 아무런 징벌 없이 계속 잘 나가는 걸 보는 게 너무 피로해서 결국 포기. -_- 가뜩이나 이 세상도 그렇게 정의롭게 돌아가고 있지 않은데 드라마에서까지 정의를 쫓던 사람이 주구장창 죽어나가는 건 보고 싶지는 않더라.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케빈 스페이시 하차 등으로 시끄럽다가 시즌 6으로 마무리한다고 해서 드라마 엔딩도, 클레어 혼자 이야기를 메꿔나갈 수 있을까도 궁금해 돌려봤다.

일단 의외로 첫화부터 마지막까지 생각보다 케빈 스페이시의 부재가 크지 않을 만큼 클레어 혼자 드라마를 장악한다. 마지막에 와서 여주인공과 대립하는 상대가 여자라는 것도 꽤 어울렸고.

막판이라고 몰살할 기세로 사람이 죽어나가서 대체 끝을 어떻게 내려고 이러나 했는데 가장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이 모든 시작인 프랜시스 언더우드의 가장 가까이에 있던 두 사람의 이야기로 마무리한 건, 마치 무슨 셰익스피어의 비극 같지만 그 이외에 별 선택지가 없었지 싶은 결말이긴 했다.(처음 볼 때는 이게 끝? 했지만)

보통 드라마 한 쿨보다 짧은 8화였는데도 보는 내내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도, 아무도 믿을 수도 없어 다 보고 나니 참으로 피로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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