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집앞 도서관에 이 책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린의 날개’ 구입 신청을 넣었는데 이 책만 예약한 것 찾아가라는 연락이 오고 기린의 날개는 소식이 없어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역시나 나 말고 먼저 신청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 대기라도 걸어두려고 검색했더니 앞에 대기자만 4명이고 내가 다섯번째;; 히가시노 게이고는 항상 인기폭발이로고.

미야베 미유키 작품이라길래 당연히 두꺼울 거라 예상했는데 받고보니 의외로 짧다 했더니 원래 솔로몬의 위증 문고판 3부 뒤에 새로 써서 붙였던 중편을 따로 단행본으로 낸 모양.
작품 자체 점수는 그리 크게 주지 못하겠는데 이건 아무래도 작품 자체가 문고판을 위해 새로 쓴(書き下ろし) 에필로그라 어쩔 수 없을 것 같고 이걸 판형 줄이고 폰트, 행간 넉넉하게 잡고 종이 두께 두꺼운 거 써서(그 속셈을 모를 줄 아냐) 굳이 한권짜리 단행본으로 낸 출판사가 과욕을 부렸지 싶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이라고 기대하고 잡은 사람이라면 대부분 실망할 것 같고 솔로몬의 위증을 다 보고 마무리짓는 기분으로 볼 수 있을 책.

‘솔로몬의 위증’의 후지노 료코가 변호사가 되어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의 스기무라 사부로와 극중에서 마주하는 내용이라 두 작품을 다 본 사람으로서는 가벼운 스핀 오프 느낌으로 읽을 만했다. 다만 솔로몬의 위증을 읽은 지가 좀 돼서 마지막에 료코가 말하는 남편이 누구인지 빨리 안 떠올라 찾아보니 결국 료코는 잘생긴 사람을 좋아했구나…( ”)

솔로몬의 위증 때와 마찬가지로 작품의 주제는 ‘중학생을 얕보면 안 돼'(…?)

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