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주 방구석 1열에 ‘불멸의 연인’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나왔었는데 두 영화 다 보지는 못했고 이 영화는 스칼렛 요한슨이 원작의 소녀와 엄청 비슷한 느낌으로 나온다는 것 외에 별다른 정보도 없었는데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영상을 보다보니 스칼렛 요한슨 외에 아는 배우가 많이 나오는 데다가 다들 너무 젊어서 찾아봤더니 벌써 17년 전 작품.

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이제서야 영화를 봤는데…

콜린 퍼스가 너무 젊어서 놀라고
스칼렛 요한슨은 정말 그림이 한컷한컷 움직이는 마냥 투명하게 아름답더라.
아내 역 배우가 목소리도 인상도 너무 낯이 익어서 찾아봤더니…
작년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미스 피셔의 살인 미스테리’의 미스 피셔였다.(언니가 왜 거기서 나와요… -_-)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 Johannes Vermeer. 1665

네덜란드의 당시 문화에 대한 연구자료로 쓰일 정도로 배경을 섬세하게 그린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오직 사람만을 강조한 파격적인 구도도 그렇고 신분이 높지 않은 차림새와 진주 귀걸이의 부조화,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화 등등─이 그림은 오랜만에 다시 봐도 사연이 있을 것 마냥 오묘하다.

역사적으로도 워낙 저 그림이나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적다보니 영화도 심하게 비약하지 않는 선에서 만들려고 했던건지 스토리 라인은 약간 밋밋한 편이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다소 불완전 연소였지만(보다가 생각한 건 애 좀 그만 낳아… 저렇게 계속 애를 갖는 사이에 하녀랑 무슨 썸을 탔겠어. 찾아보니 최종적으로는 20년동안 애를 15명이나 낳았네) 17세기 유럽의 생활상을 무슨 다큐멘터리처럼 완벽하게 묘사한 화면들은 영화의 아쉬운 면을 메꾸기에는 충분할 정도.

Johannes Vermeer Artworks

영화를 다 보고 페르메이르(나는 이 화가를 처음 접할 때 베르메르라고 들었는데 원어는 페르메이르에 가깝다고. 어제 금금밤에서는 영어식으로 베르미어라고도 하더라…) 작품을 다시 훑었더니 마치 아까의 스틸컷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화가 작품 안에서 비슷한 느낌으로 작중 인물들을 끌어내고 장면 하나하나에도 공을 많이 들여서 ‘보는’ 즐거움에 충실한 작품이었다.

7 responses

  1. 요즘 돌아다니는 짤방..
    [image]

    1. Ritz

      우억, 앞으로 진주귀걸이 소녀 하면 저거부터 생각날 거 같아요.

      1. 저거 우리 나라 작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하던데요

        1. Ritz

          https://www.instagram.com/p/B0X93xCnnfw/ 오, 원작자를 찾았어요. *.* 옥수수는 무려 괴산 찰 옥수수…. 그러고보니 외국은 보통 스위트콘이라 저런 찰옥수수 색은 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1. 댓글 보니 네덜란드어로 소녀와 옥수수가 거의 비슷한 단어라 하네요.

            1. Ritz

              meisje(소녀)/maïs(옥수수) 인가봐요. 알고보니 심오한 패러디였숴요.

            2. @김종원 희성님 글을 읽은 후 우연히 본 이 짤방이 너무 감명깊어 붙였을 뿐인데 덕분에 이것저것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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