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넷플릭스에 올라온 날부터 혜린이랑 같이 보자고 하고는 지난 주말에야 드디어 둘이 자리 잡고 앉았다.
‘작은 아씨들’은 누구나 마음 속에 네 자매 중 최애가 한 명 있으며 한동안 잊고 있다 다시 봐도 새삼 재미있고 ‘대체 왜 조는 로리와 결혼하지 않았나’ 이해할 수 없어서 괴로운 작품 아닐까. 🤔

예전에 본 영화 작은 아씨들은 몇년도 작품이었나 찾아보니 어느새 20년도 전(1994년 작)이라 깜짝 놀랐다.

생각해보면 이 작은 아씨들은 한번 영화화가 되면 나름 당대 젊고 잘 나가는 여배우들의 집합소 느낌이라 이번 작은 아씨들을 보면서 이 배우들이 요즘 잘 나가는가보군, 했다.

엠마 왓슨이 너무 동안이라 시얼샤 로넌의 언니라고 보이지 않는 것과 에이미 역의 플로렌스 퓨 목소리가 너무 저음이라 말할 때마다 커스틴 던스트보다 ‘막내’ 느낌이 약해서 좀 어색한 건 아쉽고 베스는 1994년작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로리도 내가 생각하던 로리의 이미지에는 크리스천 베일보다 티모시 샬라메의 하늘하늘한 인상이 더 어울리는 것 같고…

94년 영화가 원작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중심을 뒀다면 이번 작품은 각 캐릭터의 고민에 더 무게를 실어서 고전을 가져와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현대적인 느낌으로 잘 그려냈다.
극 중 시간의 흐름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면서 진행되니 덜 지루하고─이 부분은 원작을 안 본 사람에게는 좀 산만할 수도 있을 듯─ 그 사이사이를 채우는 인물들의 대사에 집중하면서 보다보니 등장인물들은 원작보다 오히려 각자 풍성한 매력과 개성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 작품의 최대 관전 포인트(?)인 ‘왜 조는 로리를 차는가’를 두 사람의 마음의 속도가 맞지 않은 인연으로 그려내고 ‘에이미는 왜 언니가 찬 남자와 결혼하는가’를 ‘평생 짝사랑했지만 두번째는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외면하지만 결국 그 마음을 완전히 지우지 못해서’ 로리를 선택하는 걸로 풀이한 감독의 해석도 지금까지 나온 이 작품의 미디어들 중에 가장 무난하고 설득력 있는 편.

너무 잘 아는 이야기라 별 기대 없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새롭게 그려낼 구석이 남았다는 게 놀랍기도 했고 워낙 원작을 좋아해서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

7 responses

  1. March Hare

    플로렌스 퓨..는 그럼 미드소마를 안 보셨군요! 아마 작은 아씨들이랑 전후로 해서 찍은 거였을텐데..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북유럽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미드소마를 보십시오
    린양이 없을 때..

    1. Ritz

      왜 이러세요… 미드소마는 내용을 알고 영화를 일부러 안 본 거라고요…ㅠ.ㅠ

      1. March Hare

        처음 15분?만 견디면 그 다음은 지루합니다.. *_*

        1. Ritz

          1. March Hare

            그럼 유전이라도 *_*

          2. Ritz

            우리의 영화 취향은 서로 사맛디 아니한 걸로…

          3. March Hare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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