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백신 접종이 끝나고 2주가 지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었던 전시회.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좋아하는 작가인데 전시회를 하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마침 딱 2주가 지나는 주말까지 한다길래 놓치지 않으려고 별렀는데 운이 좋으려고 그랬는지 전시회가 2주 연장됐단다.

의외로 연장된 걸 사람들이 잘 몰라서 지난주가 마지막인 줄 알고 사람이 몰릴 것 같아 지나면 약간 여유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번 주 오픈 시간 맞춰서 갔는데 그래도 사람이 많았다.(아니면 나같은 생각한 사람들이 오늘 다 몰려서 실패한 눈치게임이었을지도…) 오픈 시간보다 일찍 갔는데도 발권하는 줄이 제법 길어서 놀랐는데 나올 때는 줄이 계단을 넘어 바깥까지 나갈 기세라 그래도 일찍 서두르길 잘했다 싶었다. 전시회 보러 가실 분은 가능하면 오픈 시간보다 일찍 가는 걸 추천.

Blues Come Through, 1999
Lifting Light, 2021.
아래 그림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완성한 작품이라는데 오늘 전시회의 내 베스트.
실제로 보면 크기도 크고 엄청나게 화사해서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불어오는 바람과 물결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신기한 게 이 그림은 원화는 정말 압도적이었는데 엽서로 사니 원화의 매력이 60프로쯤 줄어들었다;; 작품의 크기가 차지하는 지분이 컸던 모양.

이 집 들어올 때 집에 걸 그림을 찾다가 알게 된 작가였는데 주로 살랑이며 나부끼는 커튼과 빛나는 수면이 아름다운 그림들이라 어디에든 걸어두면 잔물결이 보이는 창이 난 기분일 것 같아 마음에 들었더랬다.(결국 마땅히 걸 곳이 없어서 사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대개 그림들이 그렇지만 아무리 내가 모니터로 보고 마음에 들고 말고 했어도 원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 그림 크기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커서 하나하나 보며 지나가자니 마치 경치좋은 곳을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

보통 전시회 가면 원화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다 나오게 되는데 이 작가 작품들은 거꾸로 약간 멀찍하게 떨어져서 관람하니 훨씬 근사했다. 세 식구가 각자의 속도로 슬렁슬렁 한 바퀴 돌며 오랜만에 기분전환하고 귀가.

ps. 그리고 옆사람의 평가는 ‘이타카는 예천 낙동강과 비슷한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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