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품 전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컷.
어쨌거나 고시마는 성질 더럽고, 무관심한 듯 해도 카에를 남주기는 아깝다라는 철저한 의식을 가진 넘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컷이지요. –;

이미지로 전하는 음악의 선률
마츠모토 토모의 「Kiss」는 정교한 그림체라던가 멋진 톤발, 이런 것보다는 등장인물들이 교류하는 감정들, 그리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내용(어린애 키워서 잡아먹기)이라면, 당돌하지만 순진무구한(개인적으로 이런 유형의 등장인물을 좋아하지 않는고로…==) 카에가 자신의 피아노 선생님 고시마에게 대쉬를 하고 멋지게 성공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그 뒤에 그 선생님을 유지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눈물나는 노력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 이 고시마 선생은 멋있습니다. ^^ 스타일도 멋지고, 피아노도 잘 치고, 너무나 어른같은(?) 남자인 겁니다.

뭐, 내용을 봐서는 별나게 좋아할 건 없지만, 역시 이 작품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화면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클래식에서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들이 작품의 BGM으로 깔리거나 소도구로 쓰이는데, 독자들은 이 곡들을 다 알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내용을 즐기며 그 곡의 느낌의 공유할 수 있습니다. 대단한 일이지요. 적절한 이미지 컷의 분할은 곡의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그리고 결국은 한번쯤 꼭 그 곡을 찾아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해버립니다.

일목요연한 관계 정리도

깔끔한 하얀 셔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모델, 귀엽고 순진무구하며 (나름대로) 특이한 여고생, 카리스마, 어른들의 세계, 동경, 사랑, 피아노..

이라는 이미지들이 이 오르골 속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이 작품을 읽을 때는 굳이 이야기의 내용을 따라가기 보다는 이 오르골이 연주하는 사람의 감정이라는 이미지에 몰두하는 거죠.
멋진 사람, 착한 사람, 스타일이 좋은 사람만 존재하며, 멋진 음악과도 같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현재까지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카에의 삼촌인 류조와 고시마의 사촌 타마키 모두 카리스마 지수 1000%의 멋진 사람들입니다. ^^ 비록 이야기가 류조 삼촌이 고시마와 카에의 사이를 방해하면서 다소 늘어지고는 있습니다만, 뭐, 어쨌거나 나중에는 잘 풀리겠지요. 결국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겁니다. 그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가! 그게 주요 관심사겠죠. ^^ 그리고 어쨌거나 멋진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 작품을 보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들어보지도 못했던 곡의 노래 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바로 이런 이미지 컷이 잘 활용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이 장면은 고시마가 라 캄파넬라를 연주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 바로 인터넷을 뒤져 라 캄파넬라를 들어봤을 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들어보니 예전에 알던 곡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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