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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사이의 저 요사스런 분위기♡

원제는 「히카루의 바둑」. 처음에 바둑을 소재로 한 만화라기에 손도 대지 않았었습니다만(바둑을 전혀 모르는고로… 할 줄 아는 것은 오목 뿐.
그나마도 하면 매번 진다 –;) 우연한 기회에 1권을 읽고 반해버렸습니다. 일단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바둑이라는 다소 고리타분한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 산뜻하고 깔끔하고 귀여운 그림체였습니다. 왠지 바둑을 주제로 한다면 「맛의 달인」같은 그림체가 어울릴 것 같잖아요. ^^
하지만 주인공 히카루라든지 1000년을 살아오면서(?) 푼수끼가 조금도 없어지지 않은(–;) 사이, 그 외의 등장인물들이 너무나도 귀엽고 깔끔하게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특히 사이! 그 요사스러움과 섹시함이 겸비된 모습이라니♡)

보신 분들은 이미 많겠지만 간단히 내용을 설명하자면 우연히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 다락방을 뒤지다가 피가 묻은 바둑판을 발견하고 그 곳에 봉인(?)되어 있던 사이가 히카루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루라도 바둑을 두지 않으면 손에 가시가 돋치는(?) 사이가 바둑의 ㅂ도 모르는 히카루의 몸에 들어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옥신각신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콤비네이션을 이루어 나갑니다. 처음에는 사이가 시키는 대로 바둑을 두던 히카루가 점차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바둑을 두기 시작하면서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가 되고 있습니다만 뭐, 사실, 내용만 탄탄하다면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다룬 것들이 재미있기 마련이죠. 일단 이 작품에서 감탄할 만한 건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작품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스토리 텔링의 묘미입니다. 바둑을 하나도 모르면서도 5권까지 읽으면서 이야기의 흐름만을 쫓아가면서 전혀 지루함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것은 이 작품이 가지는 가장 큰 저력이겠죠.
최근 5권에서는 드디어 히카루가 아키라를 쫓아가기 위해 프로 기사가 되고자 뛰어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앞으로 히카루가 성장하면 할수록 바둑을 두는 데 있어서는 사이와 마찰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데 이 두사람이 그 마찰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궁금해집니다. ^^


[15권]

길었던 여정이 일단 15권에서 한차례 마무리가 지어졌군요. 결국 사이는 떠나고 히카루만 남았습니다. 이제부터가 정말 제목 그대로 ‘히카루의 바둑‘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래도 왠지 사이라는 캐릭터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서운하기 그지 없군요. 마지막 인사도 채 못하고 떠나야 했던 상황도 그렇고, 나중에 히카루가 사이의 바둑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그렇고, 뭔가 슬픈 이야기만으로 가득한 15권이었습니다.

20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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