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는 >개 지혜의 오차로 인한 번지점프 탈출도 좋아합니다.
작품 초반에 엑셀이 멘치를 주워서 맛있을 것 같은 이름으로 하자라며 멘치라고 이름을 짓는, 이 멘치라는 것이 갈은 고기.. 라는 뜻이라는군요. ^^;;;
엽기… 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세상에 이 작품 만큼 그 엽기라는 말을 잘 표현하는 작품이 다시 또 있을까 싶군요.
네, 이번에 이야기할 작품은 바로 「엑셀♡사가」입니다. 리츠코가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면 애니메이션 역시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을 위해 내용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애니메이션과 코믹이 꽤 다르다는 것을 말해 두고자 합니다. 즉, 「엑셀♡사가」 애니메이션을 봤다고 해서 코믹을 논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작품은 두 장르가 각자 개성이 너무나 뚜렷해서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고는 각기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지요.
여기에는 우선 코믹에 관한 이야기만 할까 합니다.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는 이후에 기회가 되면 해보도록 하죠.
저 개시키라는 표현이라든지 엑셀이 하얏트를 업고 뛰며 피를 뭉청뭉청 토합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은 원판이 아닌 번역판을 보면서도 정말로 그 대사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현재 6권까지 발매되었고, 내용은 지구를 정복하고자 하기에 앞서 도시 정복을 일단 목표로 하고 있는 카리스마 만점의 지도자 일파랏쵸와 그의 충성스러운 부하 엑셀과 하얏트, 그리고 엑셀과 하얏트의 비상식량 멘치와 일파랏초 진영과 대치되는 입장에 있는 도시를 수호하는 카바푸 박사의 일행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일파랏쵸의 지시에 따라 도시 정복 활동을 벌이는 엑셀과 하얏트의 좌충우돌 이야기였습니다만, 도시를 노리는 무리들로부터 도시를 지키겠다는 부정공무원 카바푸 박사가 등장하면서 일파랏쵸 진영과 카바푸 진영은 뭔가 진지한 대치상황에 놓인…. 것 같긴 한데, 각 진영의 부하(?)들은 전혀 현실을 모른 채 우왕좌왕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하얏트 쪽이 더합니다.–;
하얏트야말로 비상사태에 한점의 망설임 없이 식칼을 들 타입이죠.^^
얼핏 내용으로 봐서는 썰렁하기 그지없을 것 같은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이 작품은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이야기의 흐름 보다는 캐릭터에 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만을 보면 빈약하기 짝이 없지요.(뒤로 갈수록 작가는 뭔가 카바푸와 일파랏쵸 사이의 시간을 넘어서는 비밀을 암시하고 싶어하지만 실은 그건 전혀 안궁금합니다. –;) 그러나 이 이야기를 보며 웃게 되는 것은 바로 너무나 진지한 열혈 미소녀 엑셀과 수시로 죽는 하얏트, 개 치고는 너무 똑똑해서 슬픈 강아지 멘치가 너무나 유쾌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엑셀이 ‘비상사태다!‘라고 말할 때마다 위장에 구멍나는 소리가 들릴 만큼 좌절하는 멘치의 모습은 정말 이 작품의 압권입니다)
또, 엑셀이 펼치는 슬랩스틱 코메디와 일파랏쵸, 카바푸가 보여주는 냉소적인 개그는 정말 일품이죠.
한점 의심 없이 일파랏쵸님과 함께 도시를 정복하는 걸로 알고 있는 엑셀이 간혹 자신에게 피해를 끼친 사람의 뒤를 돌아서며 ‘넌 정복 후에는 교정시설행이다, 임마‘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을 보면 저렇게 자신의 상사를 굳게 믿으며 일할 수 있는 엑셀은 어쩌면 매우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코믹이 나온 분량에 비해 애니메이션이 너무 빨리 만들어져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코믹을 보는 사람은 코믹 쪽이 어쩐지 허전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코믹만의 매력이 확고히 다져지기 전에 애니가 너무 개성이 강한 작품으로 나와버렸기 때문일까요. 5-6권까지 오면 이야기는 다소 늘어집니다. 1-4권까지 몰아치던 그 반짝반짝 빛나는 개성이 약간은 빛이 바래버린 것이죠. 캐릭터만으로 6권 분량의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은 역시 무리가 있었던 걸까요. 어쨌거나, 다음 7권에서는 하루빨리 작가가 자신만의 페이스를 되찾아 다시 코믹 「엑셀♡사가」만의 매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합니다.
2002.3.8
염려했던 대로 엑셀♡사가 7권은 정말이지 ‘이제 한계다‘라고 생각이 드는 지경에 왔습니다. 7권을 끌고 온 동인지를 보는 듯한 기분인데다가 결정적으로 작품에 전혀 몰입이 안됩니다. 이제 동인지란 것이 왜 대부분 짧은 지 알 수 있겠더군요.
단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스미요시의 정체에 대한 에피소드 만큼은 정말 바닥을 구르면서 봤습니다. 그는 동서고금의 미소녀 게임의 데이터 베이스를 기가 단위로 구축하고 심지어 방안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밥조차도 옆집에 가서 먹을 정도로 ‘오.타.쿠‘였던 것입니다. –; 이 에피소드가 아마 7권에서 유일하게 코믹판 엑셀사가다운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데 말이지요. 그 이외에는 그다지 눈에 띌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역시 매너리즘…인 듯. 이제 이 작품도 슬슬 접을 때가 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