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요즘들어 제때 챙겨보는 만화책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간간히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파타리로를 주워보거나 얼마전에 뉴타입 팀에 온 강철의 연금술사를 보는 정도. 그러고보니 학원 앨리스 3권이 1, 2권에 비해 월등히 재미있었군요.

그리고 신간이 나오면 옆팀에 득달같이 달려가는(늦게 가면 책 없음..;) 것이 바로 이 노다메 칸타빌레입니다.
예전에 어느 분이 노다메 칸타빌레인데 왜 노다메가 없는가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실제 초반부에서 노다메는 그녀의 괴악한(?) 성격이 부각되긴 했으나 이야기의 중심에는 치아키가 있었던 반면 7권에서 8권으로 넘어오면서 슬슬 치아키에서 노다메로 포커스가 이동합니다.
치아키의 앞길을 막고 있던 비행기 공포증도 해결되었고(해결 방법이 맥 없다면 맥 없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결국 치아키가 ‘무방비’하게 대할 수 있는 건 노다메 뿐이었다는 게 아닐까 싶네요) 라이징 스타(…) 오케스트라도 별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일단 그의 이야기는 한단락 매듭이 지어진 셈이겠지요.
이제 언제든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된 치아키 앞에서 노다메

두 사람이 연애를 하게 된다 해도 이런 다정하기 그지 없는 광경은 아마도 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는 자신도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갖추고자 피아노에 몰두한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관계가 끈적끈적한 연애가 아닌 음악을 공유하는 동지애부터 시작한다는 것도 산뜻했습니다(이러니저러니 해도 노다메는 치아키가 게를 공수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여자일지도…).

뜻밖이라면 뜻밖이지만 연애를 하면 남자는 어른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미네와 키요라 커플도 마음에 들었고, 여전히 치아키에게 열렬한 마스미도 여전히 개그에 한 몫을 합니다.
한 5권까지 오면서 이야기가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 8권은 그 지루함을 단번에 날려버리네요.

작가의 장면 연출도 상당해서 하얀 종이에서 음악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게다가 전혀 색스럽지 않은 그림체인데도 지휘를 하는 치아키의 모습이 참으로 섹시하다는 게 천만뜻밖이었습니다.
이런 공감각을 멋지게 연출하는 만화를 볼 때마다 뇌에 소름이 오싹하고 돋는데, 이런 짜릿한 맛에 뒷권을 기다리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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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리츠코

    룬그리져>일본에서는 곧 나온다는 것 같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2-3달 안에는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2. 전 8권에서 ‘ 그 입좀 내밀지 말라니까’ 라는 대사가 저 두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것 같아 흐뭇(…)하게 보았습니다.
    근데 9권은 언제 나오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