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신문 기사에도 버젓히 네타바레가 적혀있는 세상인지라 영화를 재미있게 볼 생각이면 개봉하고 나서 잽싸게 가야 하겠더군요.
오랜만에 겜플님도 시간이 되신다 하여 애니동 영화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늘의 모임 멤버는 늘 그렇듯 개굴님, 쌩훈님, 디노님, 타입 아저씨, 겜플님, 그리고 오랜만에 뵙는 태훈님이었습니다.
홍보나 포스터 등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왠지 조선시대판 CSI 같아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만 역시 그런 쪽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왠지 혐의가 있을 법한 놈을 잡아다가 각목으로 후드려팬 후 ‘범인으로 확정’하는 과정은 오히려 ‘살인의 추억’에 가깝더군요.(…)
게다가사람들을 삶아 죽이고 찢어 죽이는 장면들이 듣던대로 장난이 아니게 리얼했습니다(그럼에도 제일 무서웠던 건 닭 모가지 치는 장면이었음.-_-;).
주요 인물 세 명 중에 두 명이 워낙 사극에 나오기에는 무게감이 부족하다보니 아무래도 차승원 원톱 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박용우는 꽤 역할이랑 잘 어울렸다고 보는데 솔직히 지성은 거의 개그더군요.
차승원은 이번 사극에서 정말 구척장신의 헌헌장부로 나와 멋졌습니다….만.
영화를 볼 때 무엇을 중점적으로 즐기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영화였습니다.
저같은 경우야 예전의 스캔들에서처럼 스타일리쉬한 화면의 사극을 기대하고 갔으니 크게 불만없이 즐기고 나왔습니다만(더불어 음악이 잘 어울렸음) 미스테리 스릴러쪽의 스토리 라인을 기대하고 갔으면 심하게 좌절하겠더군요. 이야기 골격은 빈약하고 비약도 심합니다(게다가 한국 영화 아니랄까봐 마지막은 결국 남녀상열지사…-_-;).
함께 본 겜플님의 평으로는 극의 2/3까지는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더군요(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제 한국 영화는 사극도 나름 ‘멋지게’ 보일 만한 공력은 갖췄구나, 싶긴 한데 그에 반해 대체 언제쯤에야 ‘멋진 스토리’도 갖춰질까…는 좀 아쉽네요.
그래도 영화 전체적인 점수는 별 세개 반 정도.
ps.영화를 보면서 내내 무서웠던 건 옆쪽 줄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 피와 살이 마구 튀고 닭 모가지가 날아가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에서 대체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내내 깔깔깔깔 웃어대더군요. 프란체스카 가족이 아닌가 심히 의심스러웠습니다. -_-;
Responses
gample>그러고보니 타입 아저씨였던 것 같음. -_-;(왜 겜플님이라고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저도 포스터를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_-;;
H. Son>왜 굳이?
이제 MSN 네타해도 되는거지?
전 김전일 얘기한건 제가 아니었군요. / 포스터만 달랑보고 간 셈인데, 일단 포스터에 여자가 둥둥 떠다니니 뭔가 물에 빠진 뇬이랑 관련이 있는 사건이겠거니 했음. –;